우리나라 4대 매화 '고불매' 명소는 이곳뿐…입장료·주차비 없는 '힐링 사찰'
2026-03-30 17:30
add remove print link
홍매화 향기에 취하는 고즈넉한 산사, 장성 백양사
계절의 변화가 산등성이에 내려앉을 때면 전남 장성 백양사는 그 어느 곳보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수려한 산세 속에 자리 잡은 이곳은 백제 무왕 시절인 632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거대한 바위 절벽인 학바위를 배경으로 좌우로 흐르는 계곡물은 사시사철 맑은 소리를 내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백양사라는 이름에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조선 선조 시절 환양 선사가 불경을 읽을 때마다 흰 양이 나타나 설법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오늘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연못 위에 단아하게 서 있는 쌍계루다. 계곡물을 막아 조성한 연못 위로 비치는 쌍계루의 반영은 뒤편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일주문을 지나 쌍계루에 닿기 전, 길목에 위치한 부도전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소요대사부도를 만날 수 있으며, 경내로 들어서면 전라남도 유형유산인 대웅전과 극락보전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주차장에서 사찰에 이르는 길목에는 수백 년 된 갈참나무와 비자나무, 고로쇠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생명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백양사의 봄을 대표하는 주인공은 단연 고불매다. 대웅전 옆 의상전 앞뜰에 자리를 잡은 이 매화나무는 우리나라 4대 매화 중 하나로 손꼽히며 고고한 기품을 자랑한다. 1700년경부터 스님들이 정성껏 가꾸어 온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사찰을 옮겨 지을 때도 함께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그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1947년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기리는 고불총림이 결성되면서 '고불매'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매년 3월 말이 되면 진분홍빛 홍매화가 만개해 산사 전체에 은은한 향기를 퍼뜨린다. 아래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 뻗어 나간 줄기의 곡선과 선명한 꽃잎의 조화는 천연기념물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사찰 내부를 둘러본 뒤에는 인근 암자를 따라 산책을 이어가도 좋다. 절 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약사암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백양사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첩첩산중에 폭 안겨 있는 사찰의 모습은 세속의 번잡함을 잠시 잊게 할 만큼 평온하다. 또한 산길 주변을 가득 채운 비자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사계절 내내 푸른 빛을 잃지 않아 숲의 활기를 더한다.

백양사의 입장료와 주차비는 무료다. 대중교통 이용 시 장성공용버스터미널에서 백양사행 버스가 정기적으로 운행되므로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