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음료 3잔 챙긴 알바생… “횡령이다” vs “폐기 음료였다”
2026-03-3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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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은 억울함 호소… 점주는 “내부 규정 위반” 반박
음료 3잔을 둘러싼 카페 알바생 횡령 송치 사건이 온라인에서 논란이다.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 씨는 음료 3잔을 가져간 혐의로 점주에게 고소당해 최근 검찰에 넘겨졌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프랜차이즈 카페 B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당시 인력난을 겪던 같은 브랜드의 C매장에도 종종 파트타임으로 파견 근무를 했다. 그런데 일을 그만둔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C매장 점주가 A 씨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점주 측은 A 씨가 지난해 10월 2일 오후 10시 34분께 퇴근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1만 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무단으로 제조해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입장은 달랐다. A 씨는 해당 음료가 모두 제조 실수로 생긴 폐기 대상이었고 평소에도 이런 음료는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점주 역시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점주 측은 폐기 대상 음료라고 해도 임의로 가져갈 수 없고 반드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방침을 직원들에게 고지해 왔다고 맞섰다. 내부 지침에도 음료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 폐기 음료였다 vs 무단 반출이었다
경찰은 양측 주장을 검토한 끝에 점주 측 설명에 더 무게를 뒀고 A 씨는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도 검토했지만 점주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A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액과 관계없이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후 온라인과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며 빠르게 확산됐다. 단순히 음료 3잔을 가져간 일을 형사 사건으로까지 끌고 간 것이 과도하다는 반응과 함께 내부 규정 위반이 맞다면 액수와 무관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맞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점주 측 추가 주장에 논란 확산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 씨가 잠시 파견 근무를 했던 C매장 점주뿐 아니라 원래 근무하던 B매장 점주도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B매장 점주는 A 씨가 자신의 매장에서도 음료를 무단으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건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근무 기간 동안 지인들에게 수십만 원어치 음료를 공짜로 주고 고객 포인트를 대신 적립하는 식으로 매장에 손해를 끼쳤다고 했다.
B매장 점주 설명에 따르면 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을 전해 들은 뒤 A 씨에게 따져 물었고 그 과정에서 A 씨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A 씨가 자필 반성문을 쓰고 합의금 명목으로 550만원을 지급했다고 점주 측은 밝혔다. 그런데 이후 A 씨 측이 오히려 점주를 공갈과 협박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대응해 C매장 점주가 A 씨를 다시 고소했다는 게 점주 측 주장이다. 다만 B매장 점주는 해당 공갈·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점주 측 법률대리인은 점주가 피해자인데도 되레 가해자로 몰리고 있다며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같은 주장도 전면 부인했다. A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B매장에서도 무단으로 음료를 제공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에는 강요와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성문을 쓰고 합의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자신의 상황을 악용해 하지도 않은 일을 실토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음료 3잔 문제를 넘어 매장 내부 규정과 현장 관행 사이의 간극이 충돌한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 판단에 따라 검찰 송치까지 이뤄졌지만 당사자 간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법적 판단과 별개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