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차서 내린 9살 초등생, 아파트단지서 60대 SUV에 치여 숨졌다

2026-03-3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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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안도 형사처벌 피할 수 없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31일 울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분께 북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SUV가 도로를 건너던 A(9) 양을 들이받았다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A 양은 학원 차량에서 내린 뒤 길을 건너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전자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같은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앞서 2024년 10월에는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 B(8) 양이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재활용 수거업체 소속 운전자는 분리수거장에서 나오던 B 양을 보지 못한 채 차량을 후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일반 도로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 속에 경계심이 느슨해지기 쉽다. 하지만 법적 책임과 처벌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단지 내 도로 역시 다수의 보행자가 오가는 생활 공간인 만큼, 운전자에게는 일반 도로 못지않은 주의 의무가 요구된다.

현행 도로교통법과 형법 등에 따르면 운전자가 부주의로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한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했거나 안전운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사고라고 해서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 보호구역이 아니더라도 보행자 우선 원칙이 더 강하게 요구되는 공간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이들이 갑자기 뛰어나올 수 있는 상황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위험으로 보기 때문에, 운전자가 이에 대비하지 않았다면 과실 책임이 더 무겁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시속 10~20㎞ 이하의 저속 주행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교차로와 횡단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반드시 일시 정지에 준하는 수준으로 감속해야 하며, 해질 무렵이나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방 주시를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사용이나 내비게이션 조작처럼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


특히 저녁 시간대는 학원 차량의 하차가 집중되는 시간인 만큼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학원 차량이 정차해 있다면 아이들이 차량 주변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완전히 멈춘 뒤 주변을 충분히 확인한 다음 출발해야 한다. 사이드미러나 후방 카메라만 믿기보다 창문을 열고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시야각이 좁고 돌발 행동이 많아 운전자가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해가 지는 저녁 무렵에는 어린이의 옷 색깔이 어두울 경우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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