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1950원 육박…국제 유가는 떨어졌는데 내 차 주유비는 왜 그대로?
2026-04-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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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해도 국내 휘발유 여전히 오르는 이유
중동 분쟁 심화로 인한 고유가 압박이 가중되자 정부가 민생 안정을 목표로 26조 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3주 내 이란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국내 주유소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이른바 전쟁 추경이라 명명된 26조 2000억 원 규모의 2026년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번 예산 편성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지리적 요인에 의한 경제 위협)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에 가해지는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전체 추경 예산 중 4조 8000억 원이 고유가 대응 피해 지원금으로 별도 책정되어 국민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 가구에 해당하는 국민으로 거주 지역에 따라 지급액이 차등 적용된다.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거주자는 1인당 10만 원을 지급받으며 상대적으로 물류비 부담이 큰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 원을 받는다. 특히 인구 감소 지역으로 분류된 지자체 거주민에게는 최대 25만 원까지 지원 폭을 넓혔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은 35만 원에서 50만 원의 추가 가산금을 더해 1인당 최대 60만 원의 혜택을 보게 된다.
국제 시장은 미국의 외교 노선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역에서의 군사적 영향력을 거두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국제 유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09.78달러로 전일 대비 1.68달러 하락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3.42달러 떨어진 103.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또한 1.45% 하락한 101.38달러를 기록하며 세 자릿수 가격 붕괴를 앞두고 있다.
국제 가격의 하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역행하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일 오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99.22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4.26원 올랐다. 서울 지역 평균은 1949.83원으로 이미 1900원대 중반을 넘어섰으며 일부 주유소는 리터당 최고 2498원에 판매 중이다. 경유 가격도 리터당 전국 평균 1890.33원으로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며 동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가격 차이는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소매가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2주에서 3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유사가 수입하는 원유의 가격은 도입 시점의 시세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3월 중순의 고점 가격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의 이번 지원금 지급은 국제 가격 하락분이 국내 시장에 온전히 반영되기 전까지의 공백기를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실질적인 철군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유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 분석한다.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는 4월 셋째 주부터 국내 주유소 가격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