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로 현금 30억 운반...” 유명 인플루언서 남편, 주가조작 의혹
2026-04-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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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원 현금, 캐리어에 담겨 옮겨진 시세조종 자금의 실체
증권사 간부와 재력가의 결합, 조직적 주가 조작 적발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배경을 두고 검찰이 시세조종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증권사 전직 간부와 자금 제공자로 지목된 인물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KBS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천 원대에 머물던 한 코스닥 상장사 주가는 하루 만에 2천 원대 중반으로 급등한 뒤, 한 달여 만에 4천 원을 돌파했다. 단기간에 두 배 이상 상승한 이 같은 흐름은 통상적인 시장 변동성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며, 이상 거래 정황으로 포착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대신증권 전직 부장 A 씨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사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유통 물량을 줄이고, 인위적인 거래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실제로 사건 관계자는 “150만 주를 먼저 계약해 물량을 묶어두고, 시장에 풀린 주식 비율을 낮춘 뒤 가격을 움직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단순 실행자 외에 ‘설계자’ 역할을 한 인물이 따로 존재한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이 지목한 핵심 인물은 유명 인플루언서 B 씨의 배우자이자 재력가로 알려진 이 모 씨다. 검찰은 주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약 한 달 전, 이 씨가 시세조종에 활용될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에 따르면 해당 자금 규모는 약 30억 원으로, 전액 현금 형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은 여행용 캐리어와 쇼핑백 등에 나뉘어 담겨 경기도 소재 대신증권 지점으로 옮겨졌다는 진술이 확보된 상태다. 검찰은 이러한 자금 전달 방식이 거래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대신증권 전직 간부를 거쳐 이 씨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로 이동한 뒤,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보고 있다. 주요 수법으로는 통정매매와 자전거래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된다. 통정매매는 사전에 짜고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이며, 자전거래는 동일 세력이 매수·매도를 반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가격을 끌어올리는 수법이다.
이후 일부 자금은 이 씨 배우자인 인플루언서 B 씨의 계좌로, 또 다른 일부는 가족 명의 계좌로 분산된 정황도 포착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자금 이동이 수익 은닉이나 분산을 위한 전형적인 방식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성범 변호사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계좌를 활용하는 경우, 실질적인 수익을 분산 보관하려는 목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30억 원 자금의 정확한 출처와 흐름, 그리고 최종 수익 귀속 구조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특히 자금이 어떤 경로로 조성됐는지, 시세조종 이후 발생한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씨에 대해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다만 추가 증거 확보에 따라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관련자들의 공모 여부와 범행 구조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계좌 추적과 관계자 조사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기간 급등한 주가 뒤에 조직적인 시세조종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신뢰와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증권사 내부 인력과 외부 자금 제공자가 결합된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가 조작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된다. 해당 법률은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부정거래 행위를 모두 불공정거래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과 함께 막대한 경제적 제재가 뒤따른다. 특히 시세조종의 경우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현행법상 시세조종으로 얻은 부당이득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부당이득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해당 이익의 수 배에 달하는 벌금형이 병과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범죄로 얻은 수익은 몰수되거나 추징 대상이 되며, 경우에 따라 과징금이 별도로 부과되기도 한다.
또한 금융당국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해당 행위자에 대해 금융투자업 관련 취업 제한, 계좌 거래 제한 등의 행정 제재를 내릴 수 있다.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이 이뤄졌거나 다수 투자자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조작이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법적 책임 역시 매우 무겁게 부과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