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라는데 안전할까…환율 안정화에 39.7억 달러 투입
2026-04-03 15:02
add remove print link
원·달러 환율 급등, 외환보유액 40억 달러 감소의 배경
3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전월 대비 40억 달러 가까이 감소하며 4236억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은 4236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되어 2월 말의 4276억 2000만 달러보다 39억 7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이번 감소세의 주된 배경으로는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 통화 외화 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점이 꼽힌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과 미 대선 정국 속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육박하자,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왑(통화 맞교환)을 통해 시장의 달러 수요를 흡수한 점이 보유액 감소의 구체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산 구성별로 살펴보면 외환 보유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이 3776억 9000만 달러로 전체의 89.2%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22억 6000만 달러가량 줄어든 수치다. 예치금은 210억 5000만 달러(5.0%)로 전월보다 14억 4000만 달러 감소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인 SDR은 155억 7000만 달러(3.7%)로 2억 달러 줄었다. IMF 포지션(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청구권)은 45억 5000만 달러(1.1%)를 나타냈으며, 금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되는 특성상 47억 9000만 달러(1.1%)의 변동 없는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 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2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 보유액은 세계 12위 수준을 기록 중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조 4278억 달러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일본(1조 4107억 달러)과 스위스(1조 1135억 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러시아(8093억 달러)와 인도(7285억 달러), 독일(6633억 달러)이 4~6위에 올랐으며 대만, 이탈리아,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홍콩이 한국보다 앞선 순위를 차지했다. 이 중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주요국들은 전월 대비 보유액이 수백억 달러 규모로 증가한 반면 러시아는 243억 달러가량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국이 적극 활용 중인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은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필요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지 않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통해 우선 조달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집중되는 대규모 달러 매수 수요를 당국이 직접 흡수함으로써,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보유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외 지급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향후 외환보유액 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는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 총괄팀과 외환 회계팀의 집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관련 상세 자료는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