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대동물병원, 혈액투석 50례…생존율 60%대 돌파

2026-04-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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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반려동물 치료 역량 고도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광주·전남 지역의 중증 반려동물들이 더 이상 목숨을 건 '수도권 원정 진료'를 떠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이 고난도 신대체요법(CRRT·혈액투석)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지역 최고 수준의 응급의료 거점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 24시 응급의료센터 개소 1년 만에 세운 '50례·500시간' 금자탑

전남대 동물병원(원장 이봉주 교수)은 최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치료 50례 및 누적 투석 시간 500시간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야심 차게 문을 연 24시간 응급의료센터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일궈낸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신장 기능이 급격히 망가진 급성 신부전이나 중독 환축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찌꺼기를 걸러주는 혈액투석은 수의학계에서도 최고 난도의 술기로 꼽힌다. 전남대 동물병원의 이번 성과는 지역 내 중환자 수의료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방증한다.


◆ '마의 장벽' 10kg 미만 소형견 맞춤형 치료법 독자 개발

국내 반려견 생태계의 특성상 10kg이 채 되지 않는 소형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들은 체내 혈액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투석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혈압 쇼크가 올 확률이 높아 의료진의 극도로 세밀한 통제가 요구된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의내과학 이창민 교수와 응급중환자의학과 노웅빈 교수가 이끄는 신장투석팀이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등 세계적인 수의학 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선진 기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그 결과, 체구가 작은 국내 환축들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CRRT 전문 치료 프로토콜'을 독자적으로 완성해 냈다.


◆ 40%대 머물던 퇴원 생존율 62.5%로 껑충… 학계도 '주목'

효과는 수치로 즉각 증명됐다. 일반적으로 투석기까지 달아야 하는 초중증 환축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확률은 40~50% 선에 머문다. 전남대 동물병원 역시 도입 초기에는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으나, 독자적인 프로토콜이 안착하고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최근 퇴원 생존율을 무려 62.5%까지 끌어올렸다.

단순히 비싼 최신 장비를 들여놓은 것을 넘어, 환자의 상태를 초 단위로 읽어내는 의료진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 같은 임상 성과는 이미 국내외 저명한 수의학술대회에서 앞다투어 소개되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합리적 비용으로 365일 생명 지킨다"… 공공의료 가치 실현

이번 투석 인프라 구축은 교육부의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과 맞물려 지역사회에 더 큰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그간 고난도 시술을 받기 위해 값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 윗지방으로 올라가야 했던 지역 보호자들의 시름을 덜게 된 것이다. 특히 전남대 동물병원은 거점 국립대 기관으로서 이윤 창출보다는 '합리적인 비용과 최상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이창민 교수는 "작은 아이들에게도 안전한 투석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끈질긴 임상 연구의 결실"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노웅빈 교수 역시 "촌각을 다투는 응급 신장 질환은 신속함과 전문성이 생명"이라며 "365일 24시간 언제든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살릴 수 있도록 투석 중심의 완벽한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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