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1995원 육박, 가격보다 더 무서운 예고된 시나리오
2026-04-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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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20달러, 휘발유 2000원 시대 임박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60원을 넘어서며 2000원 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국내 기름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7일 오전 기준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3.19원 오른 리터당 1961.56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 가격 역시 리터당 1952.11원으로 전일 대비 2.90원 상승하며 휘발유 가격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고급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2,291.64원에 거래되며 이미 2300원 선에 육박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95.2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약 34원 높게 형성됐다. 서울 내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 최고가는 리터당 2498원, 경유 최고가는 2480원에 달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 최저가 지역인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도 1800원대 주유소를 찾아보기 힘들어질 정도로 가격 하방 지지선이 무너졌다.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점화에 있다. 전날 국제 시장에서 두바이유는 배럴당 120.43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전일 대비 2.71% 급등했다. 브렌트유(109.77달러)와 서부텍사스산원유(112.41달러) 역시 동반 상승하며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웠다. 국제 유가는 보통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의 국제 유가 급등분은 이달 말 본격적으로 국내 가격을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경유 가격의 고공 행진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전반을 자극하고 있다. 경유는 화물차와 건설 기계의 주 연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유값 상승은 운송비 증가를 초래하고 결국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 인상이라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가 10원 안팎으로 좁혀진 이른바 '가격 역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디젤차 운전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에너지 수요는 견조한 반면 정제 설비 확충은 더딘 상황이다. 또한 달러 강세 현상(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원화로 결제하는 원유 수입 단가가 높아진 점도 국내 유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상승분까지 고려하면 실제 정유사가 체감하는 도입 원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유가 절감을 위해 알뜰주유소를 찾는 빈도는 급격히 늘어났다. 오피넷 기준 전국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일반 주유소 대비 약 30~50원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1900원대 초반을 기록하며 가격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 운행을 최소화하거나 연비 주행을 습관화하는 등 개별적인 대응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2026년 상반기 국내 에너지 시장은 국제 정세의 파고에 그대로 노출된 형국이다. 국제 유가 120달러 시대가 고착화될 경우 국내 휘발유 2000원 시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상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함에 따라 정부의 추가적인 유가 완충 대책과 중장기적인 에너지 자립도 제고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