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주교 건너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빛난다”
2026-04-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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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도로시설물에
지역 유래와 설화 담긴 명칭 부여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설 도로와 교량들이 단순한 시설물이 아닌 ‘이야기 길’로 다시 태어난다.

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는 SK하이닉스가 약 600조원을 투자하는 처인구 원삼면 일대 산업단지 안팎 교량·지하차도·교차로 30곳에 마을 이름과 설화를 담은 새로운 지명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단지 주출입로에 신설된 교량 ‘야광주교’다.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이 일대를 살펴보고 “밤에도 빛나는 구슬(야광주)이 묻힌 형상”이라고 평했다는 풍수 설화에서 따온 이름으로, 용인시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품은 보석처럼 세계 첨단산업의 빛을 밝히는 관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붙였다.

교차로 이름들도 흥미롭다. ‘순무지사거리’는 원삼면 고당리 옛 마을 이름 ‘순무지’에서 왔다. 순채가 자라는 연못을 뜻하는 한자어 ‘순당(笋塘)’을 우리말로 풀어 부르던 지명이 반도체 산업단지 한복판 사거리 이름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중터사거리’는 원삼면 독성1리 마을 이름 ‘중터’에서, ‘독촌사거리’는 독성리 옛 이름 ‘독촌(독천)’에서 따온 것으로, 수백 년간 이어진 마을의 기억을 도로 표지판에 그대로 옮겨 심었다.

용인시는 지난달 지명위원회를 열어 교량 9곳, 지하차도 1곳, 교차로 20곳 이름을 심의하면서 고문헌과 향토자료를 뒤져 순우리말 지명을 발굴하고, 원삼면 이장단 의견을 받아 주민들이 제안한 명칭도 적극 반영했다.
이들 지명은 경기도 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으며 이 절차를 통과하면 올해 하반기에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제정될 예정이다.
이상일 시장은 “이번 지명 제정은 세계 반도체산업을 선도하는 용인특례시의 미래와 원삼면 주민들이 지켜온 역사와 이야기를 함께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인구 원삼면은 여러 작은 농촌 면이 합쳐진 깊은 ‘시골 들판’이었고, 일대에는 고려 전기의 무덤군(좌항리 유적 등)과 석조여래입상(목신리) 같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예전부터 사람이 살며 농경과 신앙이 이어져 온 ‘오래된 땅’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제 600조 원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세계 산업지도의 한복판으로 올라서는 공간이 되고 있다. '들판의 면(面)'에서 '세계 반도체 생산 기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