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엉덩이에 '에어건' 발사한 회사 대표...피해자는 '배변봉투' 달고 생활

2026-04-0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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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공기 분사로 장기손상, 치료 거부하고 강제 귀국 시도
이주노동자 9년 근무 후 고의 폭력, 은폐 시도까지

경기 화성시 한 제조업체에서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고압 공기를 분사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하고, 이후 치료 대신 강제 귀국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한겨레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화성시 소재 도금업체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 A씨가 작업 도중 회사 대표 B씨로부터 상해를 입었다. A씨가 작업대에 몸을 숙인 상태로 일하던 중, B씨가 에어건을 신체에 밀착한 채 고압 공기를 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A씨는 복부가 급격히 팽창하고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

고압 공기는 산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장비이지만, 인체에 직접 분사될 경우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항문 등 신체 내부로 공기가 유입될 경우 장 파열, 출혈, 감염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A씨 역시 복부와 장기 손상을 입어 이후 응급 수술까지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고 직후 A씨는 화성 지역 병원을 거쳐 수원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바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사업주 측이 치료보다 귀국을 우선시하며 “비행기표를 마련해줄 테니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A씨는 병원이 아닌 인력사무소 숙소로 이동됐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장기간 한국에서 일해온 노동자로,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입국해 약 9년간 근무한 뒤 비자 만료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며 미등록 신분으로 남게 됐다. 이후 인력사무소를 통해 해당 사업장에서 일해왔으나, 이번 사고로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치료비 부담과 체류 자격 문제까지 동시에 겪는 이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배변봉투를 달고 생활하고 있다.

법률 대리인은 이번 사건이 단순 사고를 넘어선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을 지원하는 변호사는 “사업주가 치료를 책임지기보다 문제를 숨기기 위해 귀국을 시도했다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우선적으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피해자 측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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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당 사업장에서는 평소에도 노동자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난을 빙자한 신체 접촉이나 폭력에 가까운 행동이 반복됐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이번 사건이 우발적 사고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노동 당국의 전면적인 조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건 경위와 고의성 여부, 사업장 내 안전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고압 장비 사용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 노동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점검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산업재해와 인권 문제, 이주노동자 보호 체계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특히 체류 자격이 불안정한 노동자의 경우, 피해를 입고도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주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재진의 연락 시도에도 응답하지 않거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산업재해를 넘어, 노동 현장에서의 안전 의식과 인권 보호 수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특히 고위험 장비를 다루는 작업장에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과 윤리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순간의 행위가 심각한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도 높은 관리와 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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