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창민 영화감독 폭행한 가해자 “상당히 많은 부분 잘못 알려져”
2026-04-08 15:03
add remove print link
“죽을죄 지었다”면서도 ”해할 의도 없었다“

고(故) 김창민(41)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의 피의자 이 모(30대) 씨가 언론을 통해 뒤늦게 사과 의사를 밝히면서도 "김 감독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씨는 7일 밤 뉴시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창민 감독님과 유가족에게 죽을죄를 지은 것을 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유가족의 연락처를 몰라 수사기관에 수차례 사과와 합의 의사를 전달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이는 제 신문조서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만나 뵙고 사과를 드리고 싶었으나,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결국 언론을 통해서 먼저 사과를 드리게 된 점도 거듭 죄송하고, 기회를 주신다면 직접 찾아뵙고 사죄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어떤 말로 사죄를 하더라도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죽을죄를 지었다는 것도 알고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다만 김 감독님을 해할 의도는 없었고, 싸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잘못 알려졌지만, 아버지와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커 지금 이를 거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그날 있었던 일의 자세한 부분은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이 씨는 "현재 김 감독님과 유가족분들을 포함해 너무 많은 분이 이번 일로 피해를 보고 관계가 없는 사람들까지 피해가 확산하는 상황인 것을 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사건에 분노하시는 점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검찰 조사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임할 것을 약속드리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0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 감독은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과 식사하던 중 20대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가해자들은 김 감독의 뒤에서 목을 조르는 이른바 ‘백초크’를 걸어 기절시킨 뒤 무차별적인 집단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기절한 김 감독을 식당 밖으로 끌고 다니며 폭행을 이어갔으며, 일부 가해자는 쓰러진 김 감독을 조롱하며 웃는 모습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뇌사상태에 빠진 김 감독은 17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생명을 나눈 뒤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가해자 일행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인적 사항만 확인해 돌려보냈다. 가해자의 일행은 6명으로 추정되는데, 경찰은 당초 1명만 가해자로 보고 나머지는 폭행을 말린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1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마저 법원에서 기각됐다. 유족이 반발하자 검찰은 보완 수사를 지시했고, 경찰은 가해자 1명을 더 특정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으나 이 역시 기각했다.
보안카메라(CCTV) 등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부실 수사로 구속영장이 잇따라 반려되자 국민적 공분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검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재수사에 착수했으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가해자들에게 엄정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