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2026-04-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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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말살 위협은 전쟁범죄 예고”... 대통령 권한 직무정지 촉구도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 부재를 선언해 부통령에게 권한을 넘기도록 한 수정헌법 제25조의 적용을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오늘 밤 하나의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게시한 것이 발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으면 "오늘 밤 하나의 문명이 통째로 사라질 것이며 다시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트루스 소셜에서 경고한 바 있다. 앞서 그는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를 겨냥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민주당 일부 인사는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이들 발언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존 라슨 민주당 하원의원(코네티컷)은 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13개 항목의 탄핵 소추안을 공식 발의했다. 소추안에는 의회의 전쟁 선포권을 무시한 불법 군사 행동, 국내 법 집행의 군사화, 인종 및 정치적 성향을 근거로 한 시민·이민자 구금과 추방 등이 포함됐다. 소비자 운동가 랠프 네이더와 헌법 전문 변호사 브루스 페인이 탄핵 소추안 초안을 작성했다.

라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 요건을 이미 모두 충족했고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그의 불법적인 이란 전쟁은 미국 가정의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인의 생명까지 빼앗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화당이 헌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이들의 의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내각 구성원들이 수정헌법 제25조를 즉각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라슨 의원 한 사람에 그치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해 민주당 하원의원 70명 이상이 J.D. 밴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제25조를 즉각 적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내각이 제25조를 적용해 정상을 되찾으려 하지 않는다면, 공화당은 의회를 소집해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미네소타)은 "제25조를 적용하라. 탄핵하라. 이 불안정한 자는 반드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핵무기를 쥔 채 하나의 문명 전체를 위협하는 자를 이대로 대통령 자리에 놔둘 수 없다"며 하원이 즉각 탄핵 소추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규정하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의회를 즉각 소집해 이란 전쟁을 끝내는 표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들에서도 일부 균열이 감지됐다. 조지아주 전직 공화당 하원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단 한 발의 폭탄도 미국 본토에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의 문명 전체를 죽일 수 없다. 이것은 악이고 광기"라며 수정헌법 제25조 적용을 촉구했다.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위스콘신)은 "대통령의 발언이 허풍이길 바라고 기도한다. 우리는 이란 민간 인프라를 폭격하기 시작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란 국민과 전쟁 중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알렉스 존스 등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들도 민간 시설 폭격 발언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일제히 방어에 나섰다. 마이크 롤러 공화당 하원의원(뉴욕)은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및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말하는 것이지 무고한 사람들을 말살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백악관 대변인 데이비스 잉글은 "한심한 짓"이라고 일축하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탄핵 타령을 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신 나갔고 무능하다. 그래서 그들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라고 반격했다.

협상 시한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서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 이것은 쌍방 휴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의원은 휴전 합의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멜라니 스탠즈버리 민주당 하원의원(뉴멕시코)은 "전쟁범죄를 위협하기 직전에 2주 휴전을 발표했다고 해서 갑자기 직무에 적합한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실제로 탄핵이나 수정헌법 제25조 적용이 성사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 공화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탄핵 소추를 위해서는 하원 과반, 파면을 위해서는 상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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