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성태 발언 신빙성 있다는 근거로 '인터넷 궁합 자료' 제출
2026-04-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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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띠-원숭이띠 마주하기도 싫어해... 김성태 진술 신빙성 있다”

수원지방검찰청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인터넷 궁합 검색 결과를 수사보고서에 첨부해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인터넷에 공개된 '참고인 김성태 진술 신빙성 검토'란 제목의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인터넷 궁합 검색 결과를 제시했다.
2023년 10월 작성된 문서에서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평소 김 전 회장에게 자신이 1962년생 범띠라고 말했고, 범띠와 원숭이띠(김 전 회장은 1968년생)의 궁합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결과 ‘경쟁 관계가 발생하고 성격 충돌이 일어날 것이며 서로 마주하기도 싫어하기 때문에 성격 차이를 해소할 수 없는 궁합’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참고인 김성태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검토했기에 보고한다"라고 했다. 
보고서에는 범띠 성격과 원숭이띠 성격 설명, 두 띠의 궁합 해설 등 인터넷 검색 내용 일부가 그대로 첨부됐다. 문서 하단에는 작성일(2023년 10월 26일) 및 보고자 직인이 찍혀 있다.
다만 이 전 부지사의 실제 주민등록상 생년은 1963년으로 보고서에서 인용된 62년생 범띠가 아닌 토끼띠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사보고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의 전반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는 국정조사 과정에서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쌍방울 그룹이 2019년 북한에 송금한 800만 달러의 성격을 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이 정면으로 충돌해온 사건이다. 검찰은 이 돈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과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라고 주장한 반면,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쌍방울이 대북 사업을 이용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자체적인 투자금이었다고 맞섰다.
이 사건에서 핵심 진술자인 김성태 전 회장의 말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는 재판 전체를 좌우하는 쟁점이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신빙성을 인정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그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수사보고서 중 하나가 인터넷 궁합 검색 결과를 증거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영희 변호사는 이날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검찰이 객관적 증거가 없을 때 진술을 보강하기 위해 수사보고서를 만드는데, 그 신빙성의 근거가 인터넷 궁합 검색이었다"며 "이걸 만들어서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이 보고서가 나온 맥락도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가 중간에 진술을 번복하자 검찰이 별건 수사를 통해 다시 압박에 나섰고, 그 별건 수사에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신빙성 있는 것으로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노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찾다가 궁합까지 간 것"이라며 "이게 수사보고서라는 공식 문건으로 만들어지고 도장까지 찍혀 편철됐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실제로는 63년생이라면 범띠·원숭이띠 궁합뿐 아니라 토끼띠·원숭이띠 궁합도 같이 첨부해야 맞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찾을 길이 없었기에 저런 방식까지 동원한 것"이라며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