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제 강화’ 선언…트럼프 “좋지 않을 것”
2026-04-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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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관리 격상” 발표
트럼프 “통행료 부과 당장 중단하라” 경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고 만약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휴전 합의에도 에너지 수송을 원활히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통행료 부과 당장 중단”
이번 발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합의한 2주간 휴전 기간에도 해협 통행을 일부 제한하면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료는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해운업계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이란은 자국 원유를 실은 선박에는 무료 통과를 허용하고 우호국 선박에는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해협 봉쇄 여파로 페르시아만 안팎에 800척이 넘는 화물선이 발이 묶여 있고 평소 하루 135척 안팎이 오가던 항로에서 9일에는 3척만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란과 통행료를 공동으로 징수하는 ‘합작사업’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이란의 독자적 징수 움직임에 선을 그었다. 백악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해왔지만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통행료 여부와 관계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어떠한 제한 없이 완전히 재개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즈타바 “호르무즈 관리 새 차원 격상”
이런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를 공격한 침략자들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피해에 대한 배상은 물론 순교자들의 피의 대가도 반드시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권력을 승계한 뒤 단 한 차례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에도 그의 성명이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전달됐을 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고 전했고, 사용자 제공 기사에 따르면 성명은 국영방송 IRIB와 프레스TV 등을 통해 공개됐다. 그의 계속된 비공개 행보를 두고 건강 이상설이나 추가 타격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모즈타바는 전쟁 발발 첫날인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의 휴전 수용 역시 최고지도자의 승인과 지도부의 만장일치 합의로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관리 권한은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상태에서도 해협 통제와 통행료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으로 맞서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