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 보고 한옥스테이까지…BTS 성지로 입소문 난 '한옥마을'

2026-04-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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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단아한 멋을 지키는 곳, 오성 한옥마을

종남산과 위봉산 능선이 병풍처럼 마을 뒤편을 감싸고, 낮은 돌담 너머로 산바람이 부드럽게 흐른다. 고개를 들어 산세를 살피다 보면 시선은 어느새 가지런히 늘어선 기와지붕의 곡선에 닿는다. 이곳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깊숙이 자리한 오성 한옥마을이다.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이곳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장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실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의 터전인 동시에, 전통적인 한옥 풍경과 현대적인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걸음 소리와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만 주변을 채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는 마을이 쌓아온 시간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마을에는 전통의 결을 간직한 한옥 2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각각의 고택은 저마다의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어떤 곳은 예술가들의 영감이 머무는 갤러리로, 어떤 곳은 사색을 돕는 독립서점이나 은은한 차 향이 감도는 카페로 운영된다. 특히 봄이면 담장 아래 피어난 들꽃과 벚꽃이 기와지붕과 어우러져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든다. 느릿하게 흐르는 시간 속 봄빛이 더해지며 마을은 한층 차분한 분위기를 띤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숲속 체험길이 이어지고,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걷는 길은 일상의 번잡함을 덜어내기에 충분하다. 고택의 툇마루에 앉아 앞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산의 기운이 마을로 스며들어 마음까지 차분히 가라앉는 듯하다.

이 조용한 마을이 세계 각지 팬들의 발길을 끌게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2019년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이 이곳에 1주일간 머무르며 ‘BTS 2019 썸머 패키지’ 화보와 영상 콘텐츠를 촬영했다. 멤버들이 고택 마루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마을 뒷산 소나무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오성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널리 알리는 장면이 됐다. 이후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방문객들이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오성 한옥마을은 2025~2026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며 전통 한옥마을의 가치와 매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아원고택 전경 / 오성 한옥마을 홈페이지
아원고택 전경 / 오성 한옥마을 홈페이지

온라인에는 이곳을 찾은 이들의 후기도 꾸준히 올라온다. “속도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간다”라거나 “창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초록빛 산줄기가 무엇보다 인상 깊었다”라는 반응이 많다. 인위적인 장식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앞세운 마을의 분위기가 방문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들은 새벽녘 산안개가 마을을 덮는 풍경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는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쉼터처럼 느껴진다는 점도 오성 한옥마을의 매력으로 자주 언급된다.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둘러볼 수 있는 주변 여행지도 다양하다. 인근 위봉산성은 조선 시대 축성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성벽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잘 알려져 있다. 성벽 너머로 펼쳐지는 완주의 산세는 한옥마을에서 마주한 풍경과는 또 다른 인상을 준다. 위봉산성 근처의 위봉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보광명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어,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마을에서 차로 조금 더 이동하면 삼례문화예술촌에도 닿을 수 있다. 근대 산업 유산인 양곡 창고를 예술 공간으로 재구성한 이곳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기획 전시가 이어져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완주의 '멋'은 식탁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완주의 대표 특산물인 봉동생강은 향이 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을 내 카페에서는 이를 활용한 생강차나 생강편강 등을 맛볼 수 있는데,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가을이면 주황빛으로 익어가는 대봉감이 곳곳에 열리고,이를 말린 곶감은 쫄깃한 식감과 깊은 단맛을 머금고 있다.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지호)

오성 한옥마을은 별도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마을 자체는 상시 개방돼 있지만, 고택을 활용한 카페·서점·갤러리 등의 시설은 운영 시간이 제각각이다. 대체로 오전 10시 전후 문을 열고 오후 6시 무렵 문을 닫는 곳이 많으므로, 정확한 운영 시간은 방문 전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마을인 만큼, 방문할 때는 소란스러운 행동을 삼가고 조용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유튜브, 완주군·YOU TV
오성 한옥마을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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