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줄이고 위기 넘는다"… 목포시, 에너지 비상사태 속 '스마트 소등' 돌입
2026-04-13 18:58
add remove print link
중동발 에너지 쇼크에 주요 간선도로 심야 격등제 전격 시행… 시민 안전 구역은 제외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구촌을 덮친 에너지 대란의 파도가 국내 지자체의 밤거리 풍경마저 바꿔놓고 있다. 전남 목포시가 날로 심각해지는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강도 야간 조명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 중동의 모래바람, 항구도시의 불빛을 끄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8일 에너지 수급 '주의' 경보를 울린 데 이어, 4월 2일을 기점으로 이를 '경계' 단계로 한 단계 더 격상했다. 이에 목포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도로조명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 밤 11시, 절반의 빛만 허락되는 도로
현재 발령된 '경계' 매뉴얼에 따라 목포 시내의 밤은 한층 차분해진다. 백년대로, 고하대로, 영산로 등 차량 통행이 잦은 30개 핵심 간선도로망을 중심으로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가로등을 하나 건너 하나씩 끄는 '격등제'가 6시간 동안 실시된다. 화려함을 뽐내던 도심 야간 경관조명 역시 밤 9시면 모두 자취를 감춘다. 만약 사태가 악화되어 '심각' 경보가 떨어질 경우, 격등 시간은 8시간으로 대폭 늘어나고 경관조명은 아예 켤 수 없게 된다.
◆ 칠흑 같은 어둠? "안전 사각지대는 없다"
빛을 줄이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치안 및 교통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한 방어막을 쳤다. 인적이 드문 좁은 이면도로나 평소 야간 교통사고가 잦은 위험 구간 등은 이번 격등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기존처럼 밝은 빛을 유지한다. 무조건적인 절감보다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둔 유연한 행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 시민과 함께 넘는 '에너지 보릿고개'
시는 제도가 시행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첨단 원격 제어망을 가동하고 현장 순찰을 대폭 강화한다. 민원이 빗발치는 구역은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점등 시간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이번 조치에 깊은 이해를 부탁드리며, 야간 운전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