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크다” 검찰, 해병대 사망 관련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 구형
2026-04-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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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가 충분히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중 수색”
특검팀이 고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의 책임이 중대하다고 판단하고 1심 재판에서 중형을 구형했다. 이번 사건은 무리한 수색 지시와 안전 조치 미비 여부를 둘러싼 군 지휘 책임 논란의 핵심 사례로 꼽힌다.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지휘관으로서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함께 기소된 간부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제7여단장에게 금고 2년 6개월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 금고 2년 6개월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게 금고 1년 6개월 △포7대대 본부중대장이었던 장모 대위에게 금고 1년이 각각 구형됐다. 특검은 이들이 모두 작전 수행 과정에서 안전 조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에서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수행하던 중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중 수색을 지시해 채 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은 집중호우로 수위와 유속이 급격히 높아진 상태였으며, 수색 작업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공소사실에 따르면 해당 작전에서는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가 충분히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중 수색이 이뤄졌다. 특히 대원들이 직접 물속에 들어가 실종자를 찾는 방식이 동원되면서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임 전 사단장이 구체적인 수색 방법까지 직접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검은 “바둑판식 수색, 수변 접근 후 확인하는 방식 등 상세한 지시가 있었고, 가슴 장화 확보 지시 역시 결과적으로 수중 수색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시가 현장 판단을 넘어 사실상 위험한 작전을 강행하도록 만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한 임 전 사단장이 사고 이후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정황도 제기됐다. 특검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수중 수색 관련 사진이 보안 폴더로 이동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상황을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법적 쟁점은 단순 과실 여부를 넘어 지휘관의 작전 통제 범위에도 맞춰져 있다. 특검은 당시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된 상태였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현장에 개입해 사실상 지휘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뿐 아니라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이번 재판은 군 지휘 체계에서의 책임 범위와 안전 관리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의 구조 활동이 신속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수사했던 박정훈 대령은 사건 이후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며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군사법원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이후 항소가 취하되면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그는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보직을 옮겨 군 수사 조직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됐으며, 2026년 초 장성 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했다. 당시 수사 외압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던 인물인 만큼, 이번 진급은 군 내부의 책임과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상징적 인사로도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