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때 부터 먹어왔던 간식인데…미국에서 티켓팅까지 하며 난리났다는 '한국 음식'

2026-04-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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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진상품에서 세계 미식 아이콘으로
약과의 화려한 변신

미국 뉴욕의 유명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전통 과자인 약과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현지의 뜨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2023년 9월 기사에 따르면, 약과는 호박빛을 띠는 윤기 나는 쿠키로 묘사되었다. 수백 년 전 한국에서 시작된 이 과자가 가진 생강과 꿀의 풍미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약과 자료사진 / Lee ji youn-shutterstock.com
약과 자료사진 / Lee ji youn-shutterstock.com

가장 놀라운 점은 뉴욕 현지에서 벌어지는 구매 전쟁이다. 뉴욕의 일부 디저트 전문점에서 약과를 온라인으로 예약 판매하기 시작하면 불과 1분도 안 되어 모든 물량이 매진된다. 현지인들은 이를 두고 한국어 단어인 약과와 영어의 티켓 예매를 뜻하는 단어를 합쳐 ‘약케팅(Yakketing)’이라 부른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맛있는 약과를 구하기 위해 벌이던 치열한 경쟁이 이제는 뉴욕 한복판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뉴욕 디저트 가게를 점령한 ‘달콤함’

실제로 뉴욕의 유명 카페와 베이커리에서는 약과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전통적인 모양의 약과를 파는 것을 넘어 약과를 잘게 부수어 올린 아이스크림이나 약과를 통째로 넣은 쿠키가 인기다.

현지 미식가들은 약과의 독특한 식감에 주목한다. 서양의 쿠키가 바삭하거나 끈적한 느낌이라면, 약과는 기름에 튀긴 뒤 조청에 푹 담가 만드는 특유의 과정 덕분에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럽게 무너지는 복합적인 식감을 가진다. 여기에 생강 향이 더해져 너무 달기만 한 서양 디저트와는 차별화된 깊은 맛을 낸다는 평가가 많다. SNS에서는 약과를 반으로 갈라 단면을 보여주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영상이 수백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행을 이끌고 있다.

약과의 탄생: 정성과 시간이 빚어낸 식감의 묘미

약과가 이토록 매력적인 식감을 가지는 이유는 만드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약과는 밀가루에 참기름을 넣고 손으로 일일이 비벼 가며 반죽한다. 이때 참기름이 밀가루 입자 사이사이에 골고루 배어들어야 나중에 튀겼을 때 겹겹이 층이 생긴다. 반죽에는 꿀과 술, 생강즙이 들어가며 이를 틀에 찍어내거나 네모난 모양으로 썬다.

약과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약과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가장 중요한 과정은 기름에 튀기는 단계다.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에서 은근하게 오래 튀겨야 속까지 골고루 익으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미세한 구멍들이 생긴다. 튀겨진 약과는 생강을 넣고 달인 조청이나 꿀물에 담가두는 ‘집청’ 과정을 거친다. 최소 반나절 이상 담가두어야 조청이 속까지 깊숙이 스며들어 약과 특유의 쫀득하고 촉촉한 맛이 완성된다. 기계로 찍어내는 일반 과자와 달리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아야만 제맛이 나는 과자인 셈이다.

이름에 ‘약’이 붙은 까닭과 귀했던 신분

약과의 이름에 들어가는 ‘약(藥)’ 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는 꿀과 기름, 밀가루를 귀한 약재처럼 여겼다. 이 귀한 재료들을 아낌없이 넣어 만든 과자라는 뜻에서 약과라고 불렀다. 실제로 고려 시대에는 잔치나 제사에 빠져서는 안 될 최고의 과자로 꼽혔다.

약과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약과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당시 약과의 인기는 상당했다.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약과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꿀과 기름이 소비되어 물가가 치솟자, 나라에서 약과 제조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약과는 왕실의 잔치나 사신을 대접하는 상차림에 오르던 가장 격식 있는 디저트였다. 수백 년 전 왕들이 즐기던 그 맛이 오늘날 뉴욕의 젊은이들에게 전달되어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통의 현대적 변신과 세계적인 확산

약과의 세계적인 인기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덕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명절이나 제사 때만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세련된 포장과 함께 다양한 맛을 더한 ‘프리미엄 약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할매니얼(할머니 취향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새롭고 힙한 감성으로 다가간 것이다.

이제 약과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사야 할 기념품 목록에 약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전 세계로 배송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것처럼 약과의 풍미는 시대를 초월하며, 이제는 국경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한국 디저트로 자리를 잡았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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