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 학교폭력 피해학생 회복 지원 확대…‘찾아가는 아람두리’ 80여 학급으로 늘린다
2026-04-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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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집단상담 올해 80여 개 학급으로 확대…세종형 상담 매뉴얼도 자체 마련
전문상담인력 직접 학교 찾아가 관계 회복 지원…단발성 아닌 사후관리까지 강화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학교폭력 대응은 가해·피해를 가리는 절차에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학생이 다시 학교 안에서 일상을 회복하고, 학급 전체가 무너진 관계를 어떻게 다시 세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세종시교육청 학교지원본부 위(Wee)·아람센터가 올해 학교폭력 피해학생 회복 지원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아람두리’를 80여 개 학급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찾아가는 아람두리’는 상담 전문가가 직접 학교 현장을 찾아가 학급별 위기 요인에 맞춘 집단상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한 뒤 학생 개인의 심리 회복뿐 아니라 학급 내 관계 개선까지 함께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청은 2025학년도에 73개 학급, 1426명을 대상으로 음악과 그림책, 미술, 춤, 협력놀이 등을 활용한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이를 토대로 올해는 지원 대상을 더 넓히기로 했다.
2026학년도 운영의 특징은 규모 확대보다도 전문성 강화에 있다. 세종교육청은 자체 상담 매뉴얼을 새로 마련하고, 상시 상담 신청 체계를 구축해 학교 현장이 필요할 때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지역사회 연계 기관 중심 운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한 학급에는 아람센터 소속 전문상담 인력이 직접 학교를 찾아 상담을 주도하기로 했다. 교육청 내부의 전문 인력이 현장에 직접 개입하는 만큼 대응의 속도와 밀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운영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24년 66개 학급, 2025년 72개 학급에서 올해는 80여 개 학급으로 확대된다. 오는 12월까지 관내 초·중·고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프로그램은 학급별 특성에 맞춰 총 6회기로 구성된다. 학생들이 협력 활동을 통해 배려와 소통 문화를 스스로 형성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번 확대 운영이 주목되는 이유는 상담을 단순한 이벤트성 프로그램으로 보지 않고, 후속 연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청은 상담 과정에서 더 깊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에 대해 담임교사와 연계해 위·아람센터 개인상담이나 외부 전문 치료기관으로 연결하는 체계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피해 회복이 한두 차례 집단 프로그램으로 끝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학교 현장에선 학교폭력 이후 가장 어려운 지점으로 ‘관계의 복구’를 꼽는 경우가 많다. 피해학생은 다시 교실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일 수 있고, 학급 분위기 역시 사건 이후 쉽게 정상화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찾아가는 아람두리’ 확대는 학교폭력 대응의 무게중심을 처분과 절차에서 회복과 예방으로 조금 더 옮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미자 학교지원본부장은 “찾아가는 아람두리의 핵심은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며 “교육청의 전문 인력과 축적된 역량을 현장에 직접 투입해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소외되지 않고 다시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학교폭력 대응의 성패는 사건을 얼마나 빨리 처리했느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피해학생이 다시 교실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학급이 이전보다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본질적인 기준일 수 있다. 세종교육청의 이번 확대 운영도 그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