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늑대들의 평상시 모습... 네티즌들 “강아지 아니냐” 화들짝
2026-04-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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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 손에서 밥 먹는 '순둥이’
탈출한 늑구, 자동차 봐도 태연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를 향한 시민의 관심이 뜨겁다. 많은 사람이 늑대라는 단어만 들어도 본능적으로 위험하고 사나운 맹수를 떠올리지만, 정작 오월드 사파리 안에서 늑대들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탈출한 늑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월드가 공식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많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오월드 사파리에는 '늑대 먹이주기 이벤트'가 운영되고 있는데, 관람객이 직접 먹이를 손에 들고 주는 방식이 아니다. 해당 시간에 사파리를 찾으면 사육사가 늑대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개된 사진 속 장면은 놀랍다. 사육사가 양동이를 들고 늑대 무리 한가운데 서 있고, 20여 마리의 늑대가 그 주변을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다. 사육사는 전혀 위협받는 기색 없이 여유롭게 먹이를 나눠준다. 더 나아가 사육사가 직접 우리 안으로 들어가 손으로 먹이를 주는 장면도 있다. 쪼그려 앉아 늑대와 눈을 맞추는 사육사의 모습은 마치 반려견과 교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육사와 스킨십도 거리낌 없이 하는 오월드 늑대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늑대는 사납다'는 선입견이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그렇다면 탈출한 늑구는 어떨까. 늑구를 처음 발견한 것은 시민이다. 탈출 엿새 만인 13일 한 시민이 드론 20여 대와 수색 인력 100여 명도 찾지 못한 늑구를 찾았다. 발견자는 늑구 걱정에 직접 차를 몰고 야산을 누빈 평범한 시민이었다. 
이 시민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늑구야 보고 싶었다. 늑구야 사랑해.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라며 "6일째 널 찾으러 다녀도 보이지 않더니 드디어 나타났구나"라는 글과 함께 발견 영상을 공개했다. 신고자는 "차를 타고 산 쪽을 다니다가 바로 앞에서 늑구를 보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상 속 늑구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늑구는 차량을 보고도 크게 놀라지 않고 천천히 도로 위를 걸어 멀어진다. 공격적인 행동 없이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누리꾼들은 "그냥 귀여운 강아지랑 다를 게 뭐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월드 늑대들의 평소 모습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누리꾼 반응도 뜨겁다. 오늘의유머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에는 "댕댕이"라며 늑대를 반려견처럼 친근하게 표현하는 댓글이 달렸다. "뉴스 보니 평소에 사육사분들이 무척 아껴주더라. 늑구 이 녀석, 사고 치지 말고 굴 파고 들어가자"라며 늑구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늑구는 2024년 1월 태어난 두 살짜리 수컷 유라시아늑대다. 몸무게는 약 30kg.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오월드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약 6km 이내에서 발견됐다. 그동안 탈출 장소 인근 야산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떠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색팀은 13일 밤 신고 접수 후 오월드에서 약 1.8km 떨어진 중구 무수동 야산 일대에서 열화상 드론으로 늑구를 포착했다. 14일 오전 1시부터는 주변에 트랩을 설치하고 경찰 기동대까지 추가로 투입하며 본격적인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오전 5시 51분께 물가에서 늑구와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늑구는 오전 6시 35분께 인간띠로 만든 포획망을 뚫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마취총을 한 차례 발사했으나 맞추지 못했다. 수색당국 관계자는 가까이 왔는데 워낙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마취총을 발사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늑구의 건강 상태는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위망을 빠르게 빠져나가거나 높이 4m에 달하는 고속도로 옆 계단식 옹벽을 기민하게 올라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재추적에 나선 수색당국은 15분 만에 좌표를 확인했으나 드론 이동 중 포착에 실패했다. 현재 군 드론 5대를 추가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나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낮 동안 늑구를 안정화시키며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관리하고, 야간에 드론으로 다시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늑구에게 귀소본능이 남아 있어 무리하게 추적하지 않는다면 도주 반경을 크게 넓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