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일 냈다…나홍진·연상호에 이어 '칸 영화제 진출'한 뜻밖의 '감독'
2026-04-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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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나홍진·연상호, 한국 감독 3인이 칸영화제 동시 진출
칸영화제 경쟁 부문부터 감독주간까지, 한국 영화의 저력
올해 칸영화제에 한국 영화의 이름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선정됐고,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여기에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까지 감독주간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 세 편이 동시에 칸의 무대에 서게 됐다.
제7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집행위원회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정주리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도라'를 공식 초청작으로 발표했다.
정주리 감독은 '도희야'(2014·주목할 만한 시선), '다음 소희'(2022·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이어 '도라'까지, 연출작 전편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그는 나홍진 감독과 같이 단 한 편의 예외도 없이 모든 장편이 칸의 선택을 받는 흔치 않은 감독 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감독주간은 1969년 프랑스 감독협회가 설립한 비경쟁 부문으로, 조직위원회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박하사탕'(2000)의 이창동, '괴물'(2006)의 봉준호, '돼지의 왕'(2012)의 연상호 감독 등 국내 감독들이 이 섹션을 통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감독주간 집행위원장 줄리앙 레지(Julien Reji)는 "정주리 감독의 신작은 20세기 초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를 모티프로 한 자유롭고 독창적인 영화다"며, "한국 영화의 맥락 속에서 대담하고 독창적인 접근을 통해, 정주리 감독은 한 젊은 여성의 욕망과 그로 인해 표출되는 열정과 혼란을 탐구한다. 정주리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자 높은 완성도를 지닌 이 작품을 감독주간에서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라'는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두 인물이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과정을 정주리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출연진들의 조합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주연인 김도연은 제46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한 배우다. 안도 사쿠라 역시 '백엔의 사랑' '어느 가족' '괴물'로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세 차례 수상한 바 있다.
'도라'는 프랑스, 룩셈부르크, 일본의 투자와 제작 지원이 더해진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이며, 2025년 신설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이기도 하다.

한편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경쟁 부문 21편 중 한 자리를 꿰찼다. 그에게는 데뷔작 '추격자'(2008·미드나잇 스크리닝), '황해'(2011·주목할 만한 시선), '곡성'(2016·비경쟁 부문)에 이은 네 번째 칸 진출이자, 처음으로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이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항구마을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출몰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SF 액션 스릴러로, 황정민·조인성·정호연과 마이클 패스벤더·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한국과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함께 출연한다.
'호프'의 칸 경쟁 부문 진출은 작년 한국 영화가 칸 공식·비공식 부문 통틀어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던 상황에서 나온 4년 만에 나온 터라 반가움은 더욱 크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 역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이름을 올렸다.

'군체'는 봉쇄된 건물 안에서 감염자들이 집단 지성을 공유하며 진화하는 변종 생명체를 그린 좀비 장르 영화다. 전지현이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하며 구교환, 지창욱, 김신록, 고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2012·감독주간), '부산행'(2016·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칸 초청이다.
'도라'가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제7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은 다음달 13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