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현실화”…남부발전, 연료 수급 비상체제 가동
2026-04-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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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이란 협상 결렬 여파 촉각…전력공급 흔들림 선제 차단 나서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자, 국내 발전 공기업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원유와 LNG 공급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남부발전은 13일 부산 본사에서 긴급 연료 수급 대책회의를 열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단순 점검 차원을 넘어 ‘수급 충격을 실제로 흡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대응 강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격이 아니라 물량 싸움”…연료 확보 전략 전환
남부발전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국제 정세 이슈가 아닌 ‘실질적 공급 리스크’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LNG 운송 차질이나 유연탄 가격 급등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용 중심 대응에서 물량 확보 중심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유연탄과 LNG 재고를 평시 대비 상향 관리하고, 주요 공급선과의 계약 이행 상황을 재점검하는 한편 비상 시 대체 조달이 가능한 경로까지 점검에 들어갔다. 발전 연료는 단기간 내 확보가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사전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곧 대응력이라는 판단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변수는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문제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 아예 물량이 막히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며 “발전사들이 재고를 늘리는 건 결국 공급 공백을 대비한 안전판 확보 의미”라고 분석한다.
환율·사이버보안까지 확대…“에너지 위기는 복합 리스크”
남부발전은 이번 대응을 연료 확보에만 국한하지 않고, 환율과 공급망, 사이버보안까지 포함한 복합 대응 체계로 확장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환율 변동은 곧 발전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발전 설비와 연계된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주요 리스크로 보고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글로벌 분쟁 상황에서는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위협이 동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해외 사업장 안전 관리 역시 강화 대상에 포함됐다. 중동 지역 긴장이 주변 국가로 확산될 경우 현지 인력과 설비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단일 변수 대응이 아니라, 연료·환율·보안이 동시에 움직이는 복합 위기 국면”이라며 “전력 공급에 단 한 번의 차질도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촘촘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동 사장도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사전 대응이 곧 경쟁력”이라며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전력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