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등산 후 '무료' 족욕…지하 450m '천연 온천수'로 여행 피로 씻는 이곳
2026-04-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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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산족욕공원, 설악산 산행 후 온천수로 누리는 휴식
설악산 능선마다 연둣빛이 번지는 4월이면 산행을 마친 이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산 아래로 향한다. 바위산을 오르내리며 쌓인 피로를 덜고 잠시 쉬어갈 곳이 필요한 때, 속초시 노학동 벌판 한가운데 자리한 '척산족욕공원'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척산족욕공원은 지하 450m에서 끌어올린 천연 온천수를 활용해 누구나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조성한 공공시설이다. 척산이라는 지명은 예부터 날개를 다친 학이 이곳에서 솟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상처를 다스렸다는 전설과 함께 전해져 왔다. 조선시대에도 피부 질환을 앓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물로 몸을 씻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온천지로 이름을 알렸다. 본격적인 온천 개발은 1985년 척산온천휴양촌이 준공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지금은 속초를 대표하는 휴양지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온천수는 지하 깊은 곳에서 형성돼 53도 안팎의 온도로 솟아나는 천연 온천수를 바탕으로 한다.

척산족욕공원은 매년 3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진다. 동절기(3·4월·11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절기(5~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문을 연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고 족욕 시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수건을 준비하면 비용 부담 없이 온천수의 온기를 즐길 수 있으며, 준비하지 못한 경우에는 현장에서 수건과 방석을 1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1645㎡ 규모의 공원 내부에는 원형족탕과 보행족탕, 세족탕 등이 갖춰져 있다. 족욕을 시작하기 전에는 위생을 위해 세족탕에서 발을 먼저 씻은 뒤 탕을 이용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산행으로 뭉친 다리 근육이 한결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속 자갈 위를 천천히 걷는 보행족탕은 발바닥을 자극해 장시간 걷기로 쌓인 피로를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4월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족욕을 즐기다 보면 멀리 설악산 자락과 외설악 풍경이 시야에 들어와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따뜻한 온기와 산자락의 풍경이 어우러져 잠시 쉬어가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도 마련돼 있다. 온천수로 익힌 달걀은 3개에 2000원 안팎에 판매돼 산행 뒤 허기를 달래기에 좋다. 공원 안에는 온천 홍보관과 휴게시설, 물품 보관함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별도의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점 역시 이곳의 장점으로 꼽힌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가벼운 산책을 즐기려는 여행객도 부담 없이 찾기 좋다.
공원 주변에는 설악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설악누리길도 조성돼 있다. 총길이 5.96km의 이 코스는 족욕공원에서 출발해 징검다리와 속초 사재골 자생식물원, 야생화길, 종합운동장을 거쳐 다시 공원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산책로다. 4월에는 자생식물원 일대에서 붓꽃과 얼레지 등 봄꽃과 자생식물을 만날 수 있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지역 생태를 살펴본 뒤, 마지막에 족욕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동선도 자연스럽다. 설악산을 오르는 본격적인 산행과는 또 다른 결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속초의 식도락도 빼놓기 어렵다. 척산족욕공원이 있는 노학동 일대는 학사평 순두부 마을과 가깝다. 이곳에서는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든 초당식 순두부와 시원한 맛의 황태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4월에는 강원 산간 지역에서 나는 곰취와 참나물, 두릅 등 제철 산나물도 식탁에 올라 계절의 맛을 더한다. 따뜻한 온천수로 몸을 데운 뒤 담백한 순두부 한 그릇을 맛보는 일은 속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밖에 인근 대포항과 속초항에서 들어오는 제철 수산물,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 등도 지역의 맛을 보여주는 대표 먹거리로 꼽힌다.
설악산 산행 뒤 잠시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척산족욕공원은 충분히 들러볼 만하다. 온천수의 온기로 발의 피로를 덜고, 주변 산책로와 먹거리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봄철 속초 여행 동선에 무리 없이 더할 수 있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