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미국 방문, 성과 있었지만 보안상 이유로 말 못해“
2026-04-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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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앞두고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 가진 자리에서 한 말

"성과는 있었지만 보안상 이유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귀국을 하루 앞두고 내놓은 말이다.
노컷뉴스 1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한 식당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에 와서 상·하원 의원들이나 여러 미국 싱크탱크를 방문하면서 의제들에 대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NSC(국가안보회의)와 국무부를 방문해 안보 및 경제 협력 문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보안상 문제로 어떤 사람을 만났고,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장 대표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의 언급이라고 전하면서 "미국 측은 동맹이나 우방인 나라들은 이란 전쟁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이란 전쟁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 미국과 결이 같은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발언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스럽다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질문까지 해 온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실수냐, 고도로 계획된 것이냐'고 물어와 '알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동행한 조정훈 의원은 미국 측에서 이란 전쟁 관련 메시지의 혼선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미 의회와의 만남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소셜미디어 발언이 반복적으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특히 미 의회 관계자들이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고도 밝혔다. 다만 해당 발언의 주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행정부 측 인사는 아니라고만 확인했다.
김장겸 의원도 "미국 싱크탱크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말했으며, 이것이 단순 실수인지 계산된 의도가 있는 것인지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에서 이스라엘군 추정 인물들의 전시 살해 추정 영상을 공유하며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적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정훈 의원은 "(야당으로서) 정부에 대해 아무리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익을 해하거나 혼란을 일으키는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왔고, 몇 가지는 해명을 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 조정훈 의원은 "미국 측은 공정무역을 강조했고, 하원 의원들은 한국의 투자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대식 의원은 "국무부에서 한국 기업의 비자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며 "2023∼2025년 대미 직접투자 최대인 한국을 미국은 미래 파트너로 진심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지난 진보 정부 수년간의 지연과 정책들로 인해 북한의 실질적 핵 능력이 이란보다 앞선다고 판단한다는 얘기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방미 기간 만난 미국 측 인사로는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조 윌슨(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라이언 징크(공화·몬태나), 에이드리언 스미스(공화·네브래스카) 하원의원과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상원의원 등이 확인됐다. 의원단은 미국우선정책연구소·헤리티지재단·국제공화연구소(IRI) 등 미국 보수 진영 주요 싱크탱크도 방문했다.
이번 방미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던 트럼프 행정부 핵심 고위 인사와의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국 전 김대식 특보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장 대표가 현지시간으로 15일 백악관에서 정부 인사를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또는 JD 밴스 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폴라 화이트 목사와의 면담도 불발됐다. 김대식 의원은 화이트 목사가 부활절 휴가로 지역에 내려가 있어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장 대표 미국 방문을 두고 국민의힘 안에서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여러 비판이 쏟아졌다.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돌연 이뤄진 까닭이다.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장 대표의 방미 성과 기자회견을 보고 충격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맹탕일 수 있느냐"며 "국내 언론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멘토인 폴라 화이트 목사를 통해 트럼프를 만날 수 있다고 희망 고문을 했다. 그런데 폴라 화이트가 지역에 내려가 있어 못 봤단다. 사전 조율도 없이 언론 플레이한 거냐"고 따졌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남은 것은 장동혁·김민수 두 분의 인생컷 한 장과 국민의힘 후보들의 한숨뿐"이라고 직격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방송 인터뷰에서 "'세계 자유의 최전선 워싱턴에 처절한 마음으로 간다'고 출국의 변을 하더니 희희낙락하며 화보 찍듯이 하는 정말 괴기스러운 장면이었다"고 비판했다. 비영남권 중진 의원은 "결국 아무도 못 만났다는 것 아닌가. 주요 인물을 만나고 온 것도 아니고 한국 정부를 살짝 비판하는 미국 당국자 발언이 있었다는 정도만으로는 지방선거에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장 대표를 집중 비판하고 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당내 혼란과 내분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도피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국익 외교가 아니라 사진 몇 장 남기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과 없는 방미를 국익으로 포장한 허세 정치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해외 화보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하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은 져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맹공했다. 장 대표는 17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