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 나물 아니다…삼겹살이랑 찰떡 궁합이라는데 ‘중풍까지 막는’ 제철 '나물'

2026-04-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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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물리치는 방풍나물, 다양한 레시피로 즐기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나무에 새순이 돋는 이맘때가 되면 우리 몸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다. 나른한 춘곤증이 찾아오고 입맛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시장이나 마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초록빛 가득한 나물들이다.

고기와 익어가는 나물들 (AI로 제작)
고기와 익어가는 나물들 (AI로 제작)

그중에서도 쌉싸름하면서도 달큰한 끝맛, 그리고 독특한 향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채소가 있는데 바로 방풍나물이다. 방풍나물은 이름 그대로 과거부터 풍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귀하게 대접받던 식재료다. 하지만 요즘은 건강을 챙기는 음식을 넘어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깊은 향 덕분에 식탁 위에서 당당히 주인공 대접을 받는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맛이 드는 방풍나물을 더 맛있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장 먼저 도전해 볼 만한 대중적인 조리법은 된장 무침이다. 방풍나물은 다른 나물에 비해 잎이 두껍고 줄기가 단단한 편이라 생으로 먹기보다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양념하는 것이 정석이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한 큰술 넣어 끓인 뒤, 억센 줄기 부분을 먼저 넣고 잠시 후 잎까지 모두 넣어 1분에서 2분간 충분히 데쳐낸다. 찬물에 바로 헹궈 열기를 빼고 물기를 꽉 짠 뒤에는 된장과 고추장, 다진 마늘, 매실액,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에 골고루 버무린다. 된장의 구수한 맛은 방풍나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입맛을 돋우는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방풍나물 무침 (AI로 제작)
방풍나물 무침 (AI로 제작)

고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방풍나물은 삼겹살의 최고의 짝꿍으로 통한다. 기름진 돼지고기를 먹을 때 방풍나물로 만든 장아찌를 곁들이면 입안이 개운해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간장, 설탕, 식초, 물을 섞어 끓인 간장물을 손질한 나물에 붓고 하루 정도만 숙성시키면 일 년 내내 든든한 밑반찬이 된다. 장아찌로 변신한 방풍나물은 생으로 먹을 때보다 질감이 훨씬 부드러워지며,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산뜻한 산미를 맛 볼 수 있다.

나물 특유의 쓴맛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나 초보자들에게는 전 요리가 정답이다. 기름에 노릇하게 지져낸 전은 나물의 강한 향을 은은하게 바꿔주고 고소함을 극대화한다. 방풍나물을 씻어 물기를 털어낸 뒤 한입 크기로 잘게 썰고, 부침가루와 찬물을 섞은 반죽에 넣어 잘 섞어준다. 이때 건새우나 오징어를 잘게 썰어 넣으면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낸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얇게 펴서 앞뒤로 바삭하게 구워내면 간식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별미가 완성된다.

조금 더 특별한 한 끼를 원한다면 솥밥을 지어보는 것도 좋다. 요즘 유행하는 솥밥 재료로 방풍나물을 활용하면 밥이 지어지는 동안 나물의 향이 쌀알 하나하나에 깊게 배어든다. 깨끗이 씻은 쌀 위에 생 방풍나물을 듬뿍 올리고 평소보다 물 양을 아주 조금 적게 잡아 밥을 짓는다. 밥이 다 된 후 들기름을 한 바퀴 둘러 뜸을 들이면 뚜껑을 여는 순간 퍼지는 향긋한 냄새가 일품이다. 여기에 달래나 쪽파를 썰어 넣은 간장 양념장을 곁들여 슥슥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우게 된다.

방풍나물로 만든 페스토 (AI로 제작)
방풍나물로 만든 페스토 (AI로 제작)

마지막으로 서양식 조리법을 빌려 방풍나물 페스토를 만들어보는 것도 이색적이다. 데친 방풍나물의 물기를 꽉 짠 뒤 믹서기에 볶은 견과류와 올리브유, 마늘, 치즈 가루를 넣고 함께 갈아내면 된다. 이렇게 만든 소스는 빵에 발라 먹어도 좋고, 삶은 파스타 면에 그대로 버무려 방풍나물 파스타로 즐길 수도 있다. 한국적인 나물의 향이 올리브유와 만나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맛을 선사한다.

방풍나물을 고를 때는 잎이 신선하고 줄기가 너무 굵지 않은 것을 선택해야 질기지 않고 맛이 좋다. 보관할 때는 씻지 않은 상태로 종이에 싸서 비닐 팩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오래 두고 먹으려면 살짝 데쳐 물기를 짠 뒤 냉동하는 것이 요령이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땅 위로 솟아오른 봄나물은 그 자체로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다. 특유의 쌉쌀한 맛이 오히려 기운을 북돋워 주는 요즘, 식탁 위에 초록빛 방풍나물 요리를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입안 가득 퍼지는 봄의 기운이 나른한 일상에 기분 좋은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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