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정치가 뒤집은 사법의 잣대, 벼랑에 몰린 수사 원칙
2026-04-1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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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극단적 선택, 대장동 수사 '조작 의혹' 논란 격화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강요와 검찰 내부 갈등 심화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을 수사했던 현직 검사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통보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해당 검사는 지난주 국회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특위로부터 청문회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주말 사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주변에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는 2022년부터 2023년 초까지 서울중앙지검의 이른바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국조특위에는 신장 절제 수술 이후 추가 치료가 필요해 출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한 상태였다. 그러나 국조특위는 16일 청문회에서 해당 검사와 김만배씨 등 불출석 증인 5명에 대해 민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김만배씨는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언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청문회는 대장동 수사가 ‘조작기소’였는지를 따지는 자리로 열렸고, 핵심 쟁점은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가족 사진을 보여주며 압박했고, 결국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술하게 됐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16일 청문회에서도 그는 대장동 재수사가 이재명 대통령 기소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당시 수사팀 검사였던 정일권 부장검사는 가족 사진을 보여준 것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라는 취지였을 뿐이며, 회유나 협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라는 이름의 국가 폭력”이라고 비판하며, 병원 치료 중인 검사에게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한 국조특위 운영을 문제 삼았다. 반면 민주당은 청문회와 고발 절차가 법과 국회 권한에 따른 것이며, 수사 과정의 강압·회유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즉, 한쪽은 평검사 개인에게 정치적 압박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고, 다른 쪽은 검찰권 남용 여부를 밝히는 절차라는 점을 강조하는 구도다.
검찰 내부에서는 동요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서울신문 등은 검사들이 내부망에 글을 올려 대검과 지휘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와 국회 고발안 의결 과정에서도 평검사만 공개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불만이 검찰 내부에서 제기됐는데, 이번 일까지 겹치면서 “당하는 검사 심정이 오죽하겠느냐”는 반응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한 검사 개인의 비극적 상황을 넘어, 대장동 수사를 둘러싼 정치·사법 갈등이 어디까지 격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국조는 계속 진행 중이고, 수사 강압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끝나지 않았다. 다만 청문회와 동행명령, 정치권의 공개 압박이 실제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작용했는지까지 드러나면서, 향후 국조 방식과 증인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