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란 “레바논 휴전기간 이란이 정한 항로로 호르무즈 완전 개방”
2026-04-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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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휴전에 발맞춘 이란의 전략적 해협 개방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17일 레바논의 휴전 조치에 발맞춰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용 선박에 완전히 개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엑스를 통해 "레바논의 휴전에 따라 이란 이슬람 공화국 항만해양청이 이미 발표한 조정된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통행이 휴전 기간이 끝날 때까지 완전히 개방된다고 선언한다"고 전했다.
이는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긴장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조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10일 휴전 발효]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군사적 충돌 중단이다. 앞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16일 미국의 중재를 통해 10일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양국의 휴전은 16일(미국 동부 시각)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는 17일 오전 6시를 기해 정식으로 발효됐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력 충돌은 중동 지역 안보 불안을 가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휴전 합의는 확전을 막고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 외무부의 환영과 파키스탄 중재 역할]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열흘 휴전을 환영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이란과 미국 간 설정된 2주 휴전 합의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더불어 바가이는 휴전 성사를 위해 파키스탄이 직전 24시간 쏟은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파키스탄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국으로 나서며 양국 군 수뇌부가 접촉하는 등 평화 정착에 관여했다. 이어 바가이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휴전 이행을 위한 이란 측의 선제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와 경제 압박]
이란의 해협 개방 선언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봉쇄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해군력을 동원해 이란을 출발지 또는 목적지로 삼은 선박의 통항을 철저히 차단해왔다. 이는 이란의 경제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원천적으로 막아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압박 전술이다.
역봉쇄 조치 이후 이란은 타격을 최소화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오만 측 수로를 통한 상선 통행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카드를 제시했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군사 공격을 멈추면 선박 통항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원유 수송 동맥의 전략적 가치와 우회로 개척]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반도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핵심 해협이다.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원유가 해상으로 나가는 출구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에서 30%가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봉쇄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앞서 한국 국적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뒤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대신 위험 구역인 홍해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원유를 수송한 첫 사례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부처들이 종합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해 안전 항로를 설정하는 등 원팀으로 움직여 에너지 공급 중단 사태를 막아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협상과 핵심 쟁점]
현재 미국과 이란은 일시적인 휴전 상태에서 2차 종전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규제 방식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향후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고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과거 이란이 60% 순도의 우라늄을 441㎏이나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이란은 농축 중단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역제시하고 고농축 우라늄의 일부를 의료용 목적이라며 농도를 낮춰 자국에 보관하겠다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이 핵 찌꺼기라고 지칭한 이 물질의 처리 방식이 협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통행 개방은 휴전 기간에 한정된 조치로,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핵물질 규제와 제재 해제 등 과제들이 타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