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 입고 되는 족족 품절…10만원짜리랑 견주어도 차이 없다는 '초가성비 제품' 화제
2026-04-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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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열풍 속 다이소, 생활용품서 IT기기까지 영역 확장
5000원짜리 블루투스 키보드와 버티컬 마우스가 다이소 매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월 말 출시 이후 입고되는 족족 팔려나가는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이소 앱의 재고 조회 기능을 켜고 인근 매장을 돌아다니거나, 커뮤니티에 "어느 매장에 재고 있는지 제보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구매자는 "근처 지점들을 물색하다가 한 매장에서만 재고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차로 15분을 달려가 겨우 샀다"고 전했다.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도 "인스타에서 보고 집 근처 재고 조회를 해봤는데 다 품절이라 다른 매장까지 가서 겨우 샀다"는 후기가 올라오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몰에서는 지난 11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지만 당일 빠르게 소진됐다. 저소음 블루투스 키보드, 저소음 버티컬 마우스 등이 포함된 PC 주변기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었다. 기자가 13일 직접 서울 주요 다이소 매장을 돌아본 결과 저소음 시리즈는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 상태였다.
서울의 한 매장 직원은 "손님들이 하루에 한두 번은 꼭 제품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본다"며 "매장에 처음부터 물량이 많지 않아 금방 판매됐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다른 매장 직원도 "2월 말 출시된 제품인데 3월 중순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재고가 없다. 한번 품절되면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의 한 매장은 "근처에 직장이 많다 보니 직장인 손님들이 많이 사 간다"며 "저소음 블루투스 키보드와 버티컬 마우스는 없고 유선 사운드바만 한 개 남아 있다"고 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제품 관련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진짜 다이소 곧 집도 팔 것 같다", "생태계 교란범이 또 일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5000원 제품이 어떻게 블루투스 기능과 인체공학 설계를 갖출 수 있냐는 궁금증도 확산을 부추겼다. 일부에서는 중국 이커머스에서 유통되는 유사 디자인 제품과 비교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며 관심이 더 커졌다.
제품 사양을 보면 키보드는 블루투스 무선 연결과 저소음 설계가 적용됐다. 마우스는 손목을 약 60도 세운 상태로 사용하는 버티컬 디자인이다. 손목 터널 증후군 예방을 목적으로 한 인체공학 마우스는 통상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대에 팔린다. 5000원이라는 가격이 소비자 반응에 불을 붙인 핵심이었다.
평가는 엇갈렸다. "입문용이나 서브용으로는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후기가 많은 한편, "키감이 아쉽다", "미끄럼방지 패드가 없어서 쓰려면 실리콘 패드를 따로 붙여야 한다", "메인으로 쓰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이소 관계자는 "균일가에 맞추기 위해 상품의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품질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제품 사양 중 추가적인 요소보다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패키징과 디자인 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엇갈린 평가 자체가 달라진 소비 방식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품질 제품을 오래 쓰기보다 용도에 맞게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 가볍게 써보는 '테스트 소비' 성격도 있다. 버티컬 마우스가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처음부터 수만 원짜리를 사기 부담스러운 소비자 입장에서 5000원은 사실상 위험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이번 IT 기기 열풍은 다이소가 생활용품 중심에서 전자기기 영역으로 확장하는 흐름의 일부다. 다이소는 이번 시즌 블루투스 스피커(패브릭 타입·LED 타입), LED 유선 사운드바, 이어폰 등 다양한 IT 제품을 동시에 내놓았다. 5000원 바람막이, 저가 뷰티 제품에 이어 전자기기까지 '다이소 가성비'가 통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확장의 배경에는 뚜렷한 실적이 자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성다이소는 2025년 매출 4조5363억원, 영업이익 44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8%로 10%에 육박했다. 2015년 매출 1조 원을 처음 넘긴 이후 10년 만에 4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2021년 2조6000억원, 2022년 2조9000억원, 2023년 3조4604억원, 2024년 3조9689억원으로 매년 올랐다. 고물가와 소비 양극화 속에서 가성비 소비가 확산된 것이 성장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이소는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유튜브와 SNS를 통해 자발적인 후기 콘텐츠가 확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도 실적에 기여했다. 뷰티 부문은 2025년 전년 대비 70% 성장했고,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의류 부문 역시 2025년 전년 대비 70% 성장했으며, 1분기 의류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취급 의류 품목도 2022년 약 100종에서 2025년 말 기준 700여 종으로 불었다. 올해 들어서는 5000원짜리 경량 바람막이가 품절 사태를 빚으며 의류 카테고리의 존재감을 높였다.
다이소 측은 "2026년에도 고객중심경영을 핵심으로 삼고 높은 품질의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가성비 높은 균일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매장 및 물류 시스템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업의 본질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