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중앙선 열차서 소화기 난사한 20대 여성...경찰에 붙잡히자 한 말
2026-04-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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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9일) 오전 0시 20분쯤 경의선 전동차서 벌어진 일
경의중앙선 열차 안에서 비치된 소화기를 분사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열차 안 승객 안전을 위해 비치된 장비가 오히려 소란의 원인이 되면서, 대중교통 내 질서 훼손 행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0분쯤 경의선 전동열차 객실 내에서 20대 여성 A 씨가 열차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좌석 등을 향해 분사했다.
MBN 등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열차 안에는 화재 등 긴급 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나 열차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객실 내부에 퍼진 소화기 분사액을 수습하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운행 차질이 빚어졌다.
철도 당국은 A 씨를 한국항공대역에서 하차시켜 경찰에 인계했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려고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가족과 협의한 뒤 입원 조치했으며, 재물손괴 혐의 적용 여부를 포함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화기는 화재나 연기 발생, 전동차 내 긴급 사고처럼 실제 위급 상황에서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비치된 장비다. 이를 아무 이유 없이 작동시키는 행위는 장비를 낭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객실 내 승객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밀폐된 열차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분말이나 약제가 퍼질 경우 호흡기 불편이나 시야 방해가 발생할 수 있고, 놀란 승객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또 다른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중교통 안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지하철 빌런’ 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열차 내 질서 저해 관련 민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만 1089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54건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이동 상인, 소란, 폭행 등 지하철 이용을 방해하는 각종 행위가 포함된다. 실제로 지난 10일에는 한 여성이 지하철 출입구를 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뒤따르던 승객들이 "지나가겠다"고 요청했지만, 해당 여성은 이를 무시한 채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이 익명성이 강한 대중교통 공간의 특성과 맞물려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불특정 다수가 한 공간에 모여 있지만 서로 관계를 맺지 않는 환경에서는 타인의 불편이나 공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이나 전동열차는 수많은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공 공간인 만큼, 개인의 충동적 행동 하나가 곧바로 다수의 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단순한 민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공질서를 무너뜨리고 더 큰 범죄나 사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철도안전법은 여객에게 위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지하철 보안관이나 역무원이 현장에 출동해 제지하고, 상황에 따라 경찰이 개입한다"고 설명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도 "대중교통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지하철 내 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민폐 행위에 대해서도 지하철 경찰대 순찰을 늘려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매체에 말했다.
결국 지하철 난동이나 소화기 오남용 같은 행위가 절대 용납돼선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중교통은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공공 인프라이고, 그 질서와 안전은 작은 규칙 준수에서부터 시작된다. 장난이나 호기심,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 질서를 흔드는 행위는 다수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