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인데?... 튤립·수선화로 뒤덮인 '2.2km 산책로'

2026-04-20 11:18

add remove print link

봄맞이 새단장한 성동구 '중랑천' 산책로

서울 동북권의 허파, 중랑천이 한층 화려해진 꽃길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벚꽃이 핀 중랑천 모습. / 연합뉴스
벚꽃이 핀 중랑천 모습. / 연합뉴스

성동구는 봄을 맞아 중랑천 산책로 일대를 새로 단장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11월 2.2㎞에 이르는 중랑천 산책로 구간에 튤립과 수선화 등 식물 20종 15만구를 심었다.

도심 속 생태 하천으로 탈바꿈한 이곳

중랑천. / 연합뉴스
중랑천. / 연합뉴스

중랑천은 경기도 양주에서 발원해 의정부를 거쳐 성동구 금호동과 응봉동 부근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하천이다. 조선시대에는 '속계(涑溪)' 또는 '송계(松溪)'라고 불렸다. 대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마치 물결 소리 같다 해 '중랑(中浪)'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졌다.

과거에는 홍수 조절과 하수 처리의 기능이 강했으나, 2000년대 들어 대대적인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현재는 도심 속 생태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과거 중랑천 변에는 기차와 비슷한 전차가 달렸다. 1930~1960년대까지 왕십리에서 출발해 중랑천 변을 지나 뚝섬 유원지까지 운행하던 궤도차가 있었다. 초기에는 뚝섬 일대의 신선한 채소와 땔감을 도심으로 실어 나르는 용도였으나, 여름철에는 뚝섬으로 물놀이를 가는 시민들의 발이 돼주기도 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자동차와 버스 보급이 늘어나면서 경제성이 떨어졌다. 이후 1966년쯤 공식적으로 운행이 중단되고 철거됐으나, 현재도 선로나 전차의 실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구 구간의 중랑천은 하류 지역에 해당하며, 폭이 넓고 시야가 탁 트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랑천 하류는 한강과 만나는 지점으로 물살이 완만하고 먹이가 풍부해 철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곳에선 약 70여 종의 새를 만날 수 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고니, 쇠오리 등이 대규모로 찾아와 겨울을 보낸다. 여름철에는 왜가리, 중대백로, 해오라기 등이 중랑천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나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흰목물떼새도 발견할 수 있다.

중랑천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중랑천 용비휴식정원. / 뉴스1
중랑천 용비휴식정원. / 뉴스1

성동구 중랑천의 떠오르는 공간으로는 용비휴식정원중랑천 피크닉 정원이 있다. 용비휴식정원은 용비교 하부와 용비쉼터 일대에 위치해 있다. 봄이 되면 약 5만 본의 튤립이 정원을 가득 채운다. 중랑천의 벚꽃과 튤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봄철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정원 뒤로는 응봉산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볼거리를 더한다.

용비휴식정원을 지나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수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성동교 인근 1800㎡ 규모의 중랑천 피크닉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중랑천 피크닉 정원은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해 있다. 매년 봄과 가을이면 계절에 어울리는 꽃과 조형물로 새롭게 단장한다. 올해 피크닉 정원은 ‘중랑천의 사계절 기록 보관소’를 주제로 공중전화 등 감성적인 포토존과 조형물을 설치해 새롭게 단장했다.

정원은 파라솔 벤치와 디자인 벤치 등 휴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서울에서 수변 피크닉을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용비휴식정원. / 뉴스1
용비휴식정원. / 뉴스1

이 밖에 성동교에서 시작해 군자교까지 이어지는 약 4.9km의 보행자 전용 송정제방길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긴 벚꽃 터널이라고 알려졌다. 길 양옆으로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빼곡한 벚꽃 지붕이 형성된다.

송정제방길은 바닥이 고무 칩으로 포장돼 있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고 걷기 좋다. 또 길 중간중간 운동기구와 벤치가 많아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살곶이공원 수변 산책로도 있다. 이곳은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며, 매년 계절별로 다양한 꽃단지를 조성한다. 특히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되면 넓은 부지에 유채꽃이나 수레국화 등을 대규모로 식재해 노랗고 푸른 꽃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한양대학교 캠퍼스와 연결돼 있으며, 밤이 되면 살곶이다리의 경관 조명과 어우러진 꽃밭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랑천 용비휴식정원. / 뉴스1
중랑천 용비휴식정원. / 뉴스1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경의중앙선 응봉역 1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살곶이다리와 피크닉 정원을 방문하려면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로 나와 살곶이길 방향으로 도보 7~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302, 2012, 2014, 2016번 버스를 이용 후 '한양대 정문 앞' 하차해도 된다.

성수동 카페거리를 거쳐 중랑천 제방으로 진입한다면 2호선 뚝섬역 또는 성수역에서 하차해도 된다. 7호선 군자역 8번 출구에서 내리면 송정제방길 중간 지점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구글지도, 중랑천 튤립정원

중랑천 인근, 가볼만한 명소는?

응봉산. / 연합뉴스
응봉산. / 연합뉴스
응봉산. / 연합뉴스
응봉산. / 연합뉴스

중랑천 인근에는 응봉산 팔각정과 성수동 카페거리가 자리해 있다. 응봉산은 해발 94m의 나지막한 바위산이다. 과거 산의 모양이 매의 머리를 닮았다 해 '응봉(鷹峰)'이라 이름 붙여졌다. 조선 시대 왕들이 이곳에서 매사냥을 즐겼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응봉산은 서울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개나리 산'으로 유명하다. 과거 도시 개발 과정에서 산자락의 모래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개나리 약 20만 그루를 심기 시작하면서 '개나리 산'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후 매년 봄이면 응봉산 팔각정 일원에서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응봉산 야경.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응봉산 야경.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응봉산은 1980~90년대 도심 개발 속에서도 보존됐으며, 팔각정은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해맞이 명소로 건립돼 현재까지 성동구의 상징적인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가로지르는 차량의 불빛 덕분에 서울 최고의 야경 명소 중 한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팔각정 2층에 오르면 전통적인 정자의 처마와 현대적인 도시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또 산을 오르내리는 데크 계단 곳곳에 자리한 쉼터에 앉으면 조명이 켜진 성수대교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성수동 카페거리.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성수동 카페거리.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은 산업화의 흔적 위에 예술적 감성이 덧칠해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다. 1960년대부터 경공업 단지로 조성됐으며 특히 1970년대 이후 수제화 공장, 인쇄소, 철강소들이 밀집하며 한국 산업화를 이끌었다.

2010년대 중반부턴 젊은 예술가들과 사회적 기업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성수동의 낡은 창고와 공장을 개조해 스튜디오와 카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골목 곳곳에는 옛 건물의 붉은 벽돌, 노출 콘크리트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린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성수동.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성수동.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성수동 수제화 거리.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성수동 수제화 거리. / 서울특별시 공식 블로그, AI

성수동은 크게 연무장길, 서울숲 방면, 송정제방길 등으로 나뉜다. 우선 성수역 3, 4번 출구와 연결되는 연무장길은 세계적인 브랜드(디올, 아더에러 등)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해 있다. '디올 성수'를 비롯해 '대림창고', '아더 성수' 등이 자리해 있다.

서울숲역 방면에서는 연무장길보다 아기자기하고 차분한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단독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작은 소품샵이 줄지어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마지막으로 중랑천과 맞닿은 송정제방길에는 최근 들어 조용한 주택가 사이로 감도 높은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복잡한 중심가를 벗어나 여유로운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구글지도, 응봉산 팔각정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관련기사

NewsChat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