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섬이 365개나 있다고 자랑하면서 104억짜리 인공섬을 만드나"

2026-04-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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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 두고 논란 확산

전남 여수시의 섬 /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 홈페이지
전남 여수시의 섬 /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 홈페이지

오는 9월 개막하는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를 둘러싸고 104억 원짜리 인공섬 조성 계획이 도마에 올랐다. 섬이 365개나 되는 여수에서 세계 섬박람회를 열면서 정작 랜드마크로 인공섬을 만든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제윤 섬연구소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섬이 365개나 된다고 자랑하는 여수가 세계 섬박람회를 위해 랜드마크란 이름으로 104억짜리 인공섬을 만들고 있다"라며 "자연섬이 넘치는데 인공섬이라니 기가 차다"고 했다. 이어 "전시를 위한 박람회인가, 랜드마크 공사를 위한 박람회인가. 기막힌 예산 사용 아닌가"라고 물었다.

강 소장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예산 배분의 불균형이다. 간척지 전시관 건설 공사비는 76억 원인 데 반해 인공섬 공사비는 104억 원이라는 것이다. 전시관 조성에는 고작 17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을 뿐인데 랜드마크 건설에는 104억 원이나 배정돼 있다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고 꼬집었다.

행사장 입지 선정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했다. 강 소장은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엑스포 전시관 사용 시 임대료를 50% 할인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음에도 주최 측이 이를 거절하고 간척지 전시관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공사판을 벌이려고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임대료 50% 할인 제안도 거절했던 것인가"라고 했다.

여수 세계 섬박람회 캐릭터
여수 세계 섬박람회 캐릭터

강 소장은 안전 문제도 거론했다.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들이 올해 8월 중순에서 9월 초순 사이에 가장 강력한 가을 태풍이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저지대 간척지인 행사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섬박람회는 9월 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강 소장은 "만에 하나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한다면 저지대 간척지인 행사장은 잼버리처럼 초토화되고 말 것"이라며 "태풍이 비켜간다 해도 비가 한 번이라도 쏟아지면 간척지 전시관 일대는 진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엘니뇨 발생 확률이 60%에 달하고, 엘니뇨 발생 시 우리나라를 관통할 경우 태풍 세력이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더위 문제도 지적했다. 기상청이 올해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9월에서 10월에도 한낮에는 땡볕이 예상되는데, 그늘을 만들어줄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에서 관람객들이 더위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강 소장은 더불어민주당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민형배 의원이 주행사장 문제를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 후보는 "기존 엑스포 전시관이라는 압도적인 인프라를 두고 굳이 배수 우려가 제기되는 간척지에 임시 시설을 고집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이고 안전한 선택인지 원점에서 다시 물어야 한다"며 "엑스포 전시관은 전시·교통·편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고 여수 섬으로 향하는 주요 관문인 여수항과의 접근성도 높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소장은 "그동안 자신이 제기해온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입장이라 반갑다"며 "너무도 타당하고 옳은 주장"이라고 했다.

강 소장은 주전시관을 엑스포 주제관이나 국제관으로 옮기고 간척지 공사장은 부행사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동안의 공사비용이나 위약금보다 안전사고 발생으로 행사가 실패할 경우 떠안게 될 피해가 더욱 클 것이니 이전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인공섬 조성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그 예산을 섬박람회 콘텐츠 개발에 써야 한다고 촉구하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 문제를 직접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여수 세계 섬박람회는 이미 준비 부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최근 유튜버 김선태씨의 채널에 박람회 홍보 영상이 올라왔으나 주행사장 예정지가 터닦기가 한창인 초기 공사 수준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역풍을 맞았다. 인근 무인도인 금죽도는 선착장이 없어 하선 자체가 어려웠고 섬 일대에는 폐어구가 방치돼 있는 상황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제2의 잼버리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예산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전남도는 연계 사업비를 포함해 총 1611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밝혔으나, 여수시는 도로 유지보수 등 상시 예산이 포함된 수치라며 실제 투입액은 676억 원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박람회 지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조직위는 행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위는 "국가적 관심을 계기로 남은 기간 더욱 촘촘한 준비에 나서겠다"고 최근 공식 입장을 냈다. 행사장 조성 공사는 6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주제관을 포함한 8개 전시관은 7월까지 콘텐츠 구축을 마친 뒤 시범운영을 거쳐 개막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국내외 관람객 3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 진모지구와 개도·금오도, 기존 엑스포장 일원에서 열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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