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동났다…국내산보다 20% 저렴해 순식간에 팔렸다는 '필수 식재료'

2026-04-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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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00만 개 부족한 달걀, 수입 물량으로도 해결 안 돼

폭등하는 달걀 가격을 억제하고자 정부가 사상 처음 태국산 달걀을 들여왔으나 시장의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이다. 판매 첫날인 19일 준비한 초도 물량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20일부터는 매장에서 태국산 달걀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동물복지란을 고르는 시민 모습.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동물복지란을 고르는 시민 모습. / 연합뉴스

유통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홈플러스가 19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태국산 달걀 1차 물량은 단 하루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때문에 판매가 잠시 멈췄다. 지난 1월 미국산 달걀 1차 물량이 소진되는 데 4일이 걸렸고 2023년 스페인산 달걀이 3일 만에 완판된 사례와 비교해도 판매 속도가 매우 빠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정부 수입 물량인 태국산 달걀 4만 6000여 판을 확보해 6회로 나눠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국내산 달걀 30구 한 판 가격은 8000원에 육박한다. 반면 태국산은 5000원대로 국내산보다 20%가량 저렴하다.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다. 홈플러스는 구매 개수를 1인당 2판으로 제한했으나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2차 판매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 공급 공백이 생겼다.

국내 달걀 공급 상황을 보면 현재 하루 4천 600만 개 정도가 생산된다. 평상시 정상적인 하루 공급량이 5천만 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매일 400만 개가 모자란 셈이다. 정부는 이 부족한 물량의 일부를 채워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 수입을 진행했다. 하지만 물량이 나오자마자 사라지면서 가격 안정이라는 목적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한 태국산 신선란이 19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한 태국산 신선란이 19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 연합뉴스

달걀뿐만 아니라 쌀값도 요동친다.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 탓에 쌀값은 8개월째 6만 원을 웃도는 중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중동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해부터 이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여기에 전쟁이라는 대외 변수가 더해지며 상황이 악화됐다. 중동 전쟁 여파로 사료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고기와 달걀 생산 단가를 높이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생산비가 오르니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외식 물가도 심상치 않다.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만 원 선을 넘었다. 냉면은 한 그릇에 1만 2천 원대이며 삼계탕은 1만 8천 원대에 판매된다. 서울에서 1만 원권 한 장으로 식사할 수 있는 메뉴는 김치찌개 백반이나 짜장면, 김밥 정도로 줄어들었다. 축산물 가격도 급등해 닭고기는 1년 전보다 16.1% 올랐고 한우 등심은 14.9% 비싸졌다.

국제 정세 불안은 국내 장바구니 물가에 즉각 파급된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해상 운임 상승과 유가 불안정은 물류비용을 높여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유가가 오르면 시설 재배 가동비와 수송비가 동반 상승한다. 이는 채소와 과일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도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소다. 수입 달걀이나 수입 고기 역시 환율 상승 때문에 가격 인하 효과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먹거리를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대형마트 오픈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현상이 반복된다. 정부가 내놓은 수입산 달걀 물량은 시장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쌀값 고공행진 역시 가계 경제에 큰 짐이다. 주식인 쌀과 필수 식재료인 달걀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한계치에 도달했다.

앞으로의 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전쟁이 길어지면 에너지와 곡물 수급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내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임을 뜻한다. 수입 달걀 매진 사태는 현재 서민들이 겪는 경제적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계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먹거리 물가만 치솟으면서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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