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내에서도 가능…삼전·SK하닉도 내달부터 2배 투자 가능해진다

2026-04-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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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 상품 첫 허용…규제 불균형 해소
‘ETF’ 명칭 금지에 교육까지 강화…손실 위험 커 주의 필요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을 도입한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만 열려 있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손실 위험이 큰 고위험 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된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금융위원회는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기초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와 상장지수증권 도입 근거를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28일 공포·시행될 예정이며, 이후 증권신고서 심사와 상장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22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국내 증시에 상장될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 단일종목 상품 나온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국내에서도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와 ETN을 허용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분산투자 원칙 때문에 특정 종목에 대한 운용 한도가 30%로 묶여 있었고, 지수 역시 1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해야 해 사실상 단일종목 상품 출시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동일 종목 증권 운용 한도는 100%까지 확대되고, 기존 분산투자 요건도 적용받지 않게 된다. 위험평가액 역시 자산총액의 200%까지 허용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특정 종목 하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상승 또는 하락 방향의 최대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인버스 상품도 가능하고 기초자산 현물을 매수한 뒤 관련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커버드콜 상품도 도입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이미 미국과 홍콩 시장에 상장된 엔비디아, 테슬라 등 단일종목 ETF에 투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국내외 상품 간 규제 격차를 줄이고 자금 유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종목은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시가총액과 거래량, 신용등급, 파생상품 거래 안정성 등을 충족하는 국내 우량주만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우선 대상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와 ETN, 단일종목 커버드콜 ETF가 먼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ETF 이름도 못 쓴다”…고위험 상품 규제도 강화

금융당국은 상품 도입과 함께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한층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품명 규제다. 기존 ETF와 달리 분산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투자자가 분명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국내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ETF’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대신 상품명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등 특성이 직접 드러나도록 표기한다.

사전교육도 강화된다. 현재 국내외 레버리지 ETF와 ETN 투자자는 1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려는 경우에는 추가로 1시간짜리 심화 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 심화 교육은 오는 28일부터 수강할 수 있으며, 음의 복리 효과와 지렛대 효과, 괴리율 위험 등 단일종목 상품의 구조적 위험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단순 강의만 듣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 진단, 핵심 퀴즈, 투자 체크리스트까지 포함해 실제 이해도를 높이도록 교육 방식도 바뀐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기본 예탁금 1000만원 규제도 새로 적용된다. 그동안 이 규제는 국내 상장 레버리지 ETF와 ETN에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국내와 해외 상장 상품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고,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진입 장벽을 일정 수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투자자부터 적용된다.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심사도 더 엄격해진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일반 ETF보다 위험성이 훨씬 큰 만큼 주요 위험 요인과 손실 가능성이 투자설명서에 충분히 반영돼 있는지를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위클리옵션·커버드콜까지 확대…선택지는 넓어지지만 위험도 커져

이번 개정은 단일종목 상품 도입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개정을 통해 그동안 주가지수에만 허용됐던 위클리옵션이 개별 주식과 ETF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4개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위클리옵션이 6월 29일 최초 상장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대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 만기 위클리옵션이 도입되고, ETF 매월 만기 옵션도 순차적으로 상장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커버드콜 전략 등 다양한 구조의 ETF 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투자자 선택지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다만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품이 구조적으로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수익뿐 아니라 손실도 확대될 수 있고,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이 줄어드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 ETF 대비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품”이라며 “지렛대 효과와 구조적 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숙련된 투자자가 단기 투자 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일종목·레버리지’ 뭐가 다른가…투자 전 꼭 알아야 할 구조

상장지수펀드, 이른바 ETF는 쉽게 말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펀드다. 보통 코스피200처럼 여러 종목으로 이뤄진 지수나 특정 산업군을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어 한 종목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을 나눌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을 하나하나 고르지 않고도 시장 전체나 반도체, 2차전지 같은 특정 분야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널리 활용돼 왔다.

여기에 ‘레버리지’가 붙으면 구조가 달라진다.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처럼 더 크게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이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하루 1% 오르면 2% 수익을 내도록 설계되고, 반대로 1% 떨어지면 손실도 2%로 커진다.

‘인버스’는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떨어질 때 수익을 내고 오를 때 손실이 나는 구조다. 결국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일반 ETF보다 수익과 손실의 폭이 훨씬 큰 고위험 상품으로 보면 된다.

이번에 도입되는 단일종목 기반 상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기존 ETF가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분산형 상품이었다면 단일종목 기반 ETF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특정 기업 한 곳만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즉 시장 전체 흐름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한 회사의 주가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다. 그만큼 분산 효과가 거의 없고, 해당 기업 실적이나 투자 계획, 산업 환경 변화, 돌발 악재에 따라 가격이 훨씬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초보 투자자가 가볍게 접근하기엔 위험이 크다.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배수로 따라가기 때문에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불어날 수 있다. 게다가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횡보장에서도 손실이 쌓일 수 있다. 금융당국이 설명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4컷 만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4컷 만화

예를 들어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기초 종목이 먼저 20% 하락할 때 일반 상품은 100만원이 80만원이 된다. 이후 여기서 다시 20% 상승하더라도 처음 투자금 100만원이 아니라 80만원을 기준으로 오르기 때문에 16만원이 늘어 96만원이 된다. 결국 처음 가격 수준에 가까워 보여도 실제 투자금은 4만원 줄어든 상태라 4% 손실이 남는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손익 폭이 두 배로 움직인다. 같은 상황에서 처음 20% 하락은 40% 손실로 이어져 100만원이 60만원이 된다. 이후 다시 20% 상승하면 레버리지 구조상 40% 반등이 적용되지만, 이 역시 줄어든 6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24만원이 늘어 84만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최종 금액은 84만원에 그쳐 처음보다 16만원이 줄고, 손실률은 16%가 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런 상품을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용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적립식으로 오래 들고 가거나 “좋은 회사니까 그냥 사두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접근하기엔 구조가 너무 다르다는 얘기다.

투자 전에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넣어야 하고, 기존 교육 1시간에 더해 심화 교육 1시간도 따로 이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국은 새 상품에 대한 기대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손실 가능성과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뒤 자기 책임 아래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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