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억대 성과급 예고에 집값 들썩인 뜻밖의 지역
2026-04-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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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세권 아파트값 경기 평균 수배 웃돌아
성과급 수혜 지역 따로 있어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영업이익 중간값을 토대로 계산하면, 임직원 3만 5000명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받을 성과급은 1인당 평균 약 16억원에 달한다. 세후 실수령액만 8억원대다.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447조원까지 높아질 경우 1인당 성과급은 12억 9000만원으로 불어난다는 계산도 나온다.

억대 현금이 3만 5000명의 손에 동시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 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면 어느 지역 집값이 오를까. 많은 사람들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인근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거래가는 그 반대를 보여준다. 이천캠퍼스 인근 부발읍 아미리 '현대성우2단지' 84㎡는 올해 3월 4억 2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3년 10월 최고가 5억 1500만원보다 오히려 9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성과급 규모가 커지는 동안 이천 집값은 3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셔세권이란 무엇인가
이천 집값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셔세권 개념을 알면 이해된다. 셔세권은 셔틀버스와 역세권을 합친 신조어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 통근버스가 정차하는 지역을 뜻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 사업장에서 500여 대의 통근버스를 운영하며 매일 2만여 명의 출퇴근을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 등에서 약 1700개 노선으로 하루 5만여 명이 이동한다.

셔틀 노선이 닿는 곳이라면 굳이 공장 근처에 살지 않아도 출퇴근이 해결된다. 그러면 직원들의 주거지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출퇴근 거리보다 자녀 학군, 생활 편의, 자산 가치를 먼저 따지게 된다. 현금 8억원에 대출을 더하면 경기도 상위권 학군지 중대형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자금이 갖춰진다. 셔틀 노선이 닿으면서 학군까지 좋은 지역, 그 두 조건이 겹치는 곳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는 구조다. 이천이 아닌 다른 지역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거래가로 확인된 셔세권 효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버스가 모두 지나는 용인 수지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지구 일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이천캠퍼스 근무자들의 매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수지구 풍덕천동 '용인수지신정마을1단지주공' 59㎡는 지난해 2월 7억~8억원대에서 올해 2월 12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e편한세상수지' 84㎡는 이달 8일 16억원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1억~2억원 올랐고,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84㎡는 지난달 17억 4000만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용인 수지구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9.06%로, 경기도 전체 평균 1.35%를 크게 웃돌았다.

수지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인근 평택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2차' 84㎡는 지난달 7억 2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고, 세교동 '평택지제역 자이' 74㎡도 6억 4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5.70%로 서울 다른 권역을 압도했으며, 성남 분당은 19.10%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분당·수지·동탄·영통 등 경기 남부 일대가 모두 같은 흐름을 보이는데,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 노선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셔세권 집값 상승은 반도체 기업 실적과 직접 연결돼 있다.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학군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춘 직원 수가 늘어나고, 셔틀 노선이 닿는 학군지로 유입되는 매수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셔세권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