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기득권 맞섰다” 주장한 김동환…국민참여재판 신청했다
2026-04-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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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부산 오가며 범행
국민참여재판 여부 주목
항공사 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직 부기장 김동환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지난 2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동환의 변호인은 이날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에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와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성격과 공정한 심리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환의 첫 공판은 다음 달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동환은 항공사 동료 6명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이 가운데 1명을 실제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은 다수의 대상자를 미리 특정하고 범행을 실행에 옮긴 점 등을 토대로 계획적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참여재판 신청…실제 진행 여부는 미지수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다. 피고인이 신청했다고 해서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고 재판부가 사건의 내용과 성격, 심리 여건 등을 검토해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사건은 사안이 무겁고 사회적 파장도 큰 만큼 국민참여재판이 실제로 열리기까지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판부가 사건의 중대성과 심리 진행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 이어진 범행…계획 정황도 드러나
김동환의 범행은 지난 3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어졌다. 김동환은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상대로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이튿날인 17일 오전 5시 30분께에는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전 직장 동료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범행 직후에는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 주거지로 이동했지만 대상자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김동환은 이후 울산으로 이동해 도주를 이어갔고 부산 범행 약 1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과정에서는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거나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하는 등 추적을 피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여행용 캐리어에 흉기와 갈아입을 옷 등을 미리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과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었고 이후 김동환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수사기관은 김동환이 범행 전부터 피해자들의 거주지와 출퇴근 시간 등 동선을 파악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살해 대상자를 여러 명으로 특정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상황에 따라 대상을 바꿔가며 범행을 이어가려 한 흐름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동환이 직장 내 갈등과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을 품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군 정보장교 출신인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 및 공군 파일럿 출신 동료들이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하거나 불이익을 줬다고 여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의 모욕적인 언행으로 건강 이상이 생기고 결국 퇴사하게 됐다고 판단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환은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할 일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같은 항공사 동료들을 상대로 범행이 잇따라 시도됐고 사전 준비 정황도 다수 확인됐다는 점에서 재판에서도 계획성 여부와 범행 동기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