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EBS 강사의 폭로 “중학교 3학년생의 최소 30%가...”
2026-04-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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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면 고등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중3쯤 되면 고등 선행을 바짝 한다고 상상하지만, 전국적으로 최소 30%, 많게는 40%가 넘는 아이들은 중3임에도 중3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다."

EBS 영어 강사 정승익(43)이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선행학습 열풍 이면에 가려진 중학교 기초학력 붕괴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 중3 학생 가운데 성취도 평가 최하 등급인 E등급 비율이 30~40%에 이른다는 지적은 충격적이다.
중학교 성취도 평가 E등급은 절대평가 기준으로 60점 미만에 해당하는 기초학력 미달 구간이다. 정승익은 "강연을 하면서 거의 매번 중학교 E등급의 비율을 보여 드린다"며 "서로 민망할 수 있는 데이터이지만, 이것을 보여 드리지 않으면 여전히 우리가 교육하는 방식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선행이 아니라 현행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아이들의 비율이 전국적으로 30%가 넘는다"며 "이대로 고등으로 진학하면 그들은 중2 정도부터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수능은 개념의 빈 곳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명확한 해법이 없음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문제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들은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걸까, 독서를 하고 있을까, 관심사를 찾을 경험은 하고 있을까, 게임에 빠져 버린 것은 아닐까, 공부에 동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닐까"라며 "다양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선행은커녕 현행도 못 하는 비율이 전국적으로 30% 넘어“
정승익은 특히 중학교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 시험이 어렵다는 식으로 여기며 중학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쳐 버리면 그 아이는 고등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배우는 내용이 확연히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수많은 아이들이 잠들어 버린다"고 했다.
정승익은 현재의 교육 논의 방향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왜 우리가 중학교 E등급에 대해 이리도 무심하고 교재, 강의, 선행 이야기만 하는지 세상이 신기하다"며 "어디서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강연장에서 계속 나누겠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붕괴 원인 놓고 누리꾼들 사이서 갑론을박
네티즌들은 공감과 함께 다양한 진단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A등급이 많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E등급이 이렇게나 많은 줄은 몰랐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초등학교 때 이해 안 되는 내용을 날림으로 배워서 중학교 때 밑천이 드러나는 아이들이 많다"며 "초 4~6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들 점수 잘 받고 올라가는 이야기만 하는데 이렇게 양극화를 꼬집어 준다"는 반응도 나왔다.
독서 교육을 담당한다는 한 누리꾼은 "눈앞에 보이는 점수만 중요한 것이 아닌데, 글을 읽고 요지 파악도 안 되면서 기계적으로 문제만 푸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며 "책 읽고 손으로 직접 쓰게 하는 수업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강연을 꼭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A등급도 40%라는데 E등급도 40%이니 중간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생들의 배움 속도 차이를 교실 현장이 수용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가르쳐야 하는 내용은 많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배움이 느린 학생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다"며 "학생들은 스스로 느낄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앞서 가는 친구들을 따라가기 어렵겠구나 싶어 결국 하지 않고 실패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열심히 하고 실패하면 스스로 너무 아프니까"라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시험 점수만으로 평가를 하고, 대학을 가고 싶어도 점수가 좋아야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찾기가 어렵다"며 "1등급 아이들의 비법이 공부 못하는 아이들 등급을 올리는 방법으로 제시되지만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력 저하의 원인을 두고는 다양한 시각이 교차했다. 중학교 절대평가 체제와 학급 석차 미공개가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중학교 내신은 교과서만 충실히 공부하면 E등급이 나올 수 없는 수준으로 출제된다는 반론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스마트폰, SNS, 게임 등으로 뇌가 도파민에 절어 깊이 사고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도파민에 노출된 결과"라고 했고, "코로나19 시기의 학습 공백이 모바일 게임과 기기 과용으로 이어진 것이 학력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직 수학 강사를 자처한 한 누리꾼은 "강의 경력 15년 동안 학생들의 학력이 매년 지속적으로 떨어지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급격히 하락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강동·송파 지역 기준으로 보면 최근 학생들의 학력은 떨어지는 데 비해 학교 시험 문제는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외부 요인의 유혹이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훨씬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교실 통제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학교에 가 보면 몇 명만 수업을 듣고 나머지는 요즘 통제도 안 된다"며 "엎드려 자도 선생들이 깨우지도 못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예전에는 선생들이 강하게 끌고 갔는데 요즘은 엎드려 자도 깨우면 인권 침해 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의무교육 기간인 중학교까지는 어떻게든 기초학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공부에 소질이 없는 학생은 다른 진로를 조기에 모색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교차했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의 70%는 특성화고로 바꿔야 한다"며 "공부에 뜻 없는 수많은 아이가 학교에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의 마이스터 교육 체계를 언급하며 "공부에 적성이 없는 아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다른 적성을 찾아 주는 게 모두가 윈윈하는 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학력 평가와 나머지 공부, 유급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기초학력을 갖춰 올려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을 봐서 학력 미달이면 나머지 공부를 시키거나 유급을 시켜서라도 기본 학력은 만들어 올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1983년생인 정승익은 한국교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인천 지역 공립 중고교에서 17년간 교사로 재직하다 2023년 2월 자원 퇴직했다. 현재는 EBSi 및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며 유튜브 등을 통해 입시와 교육 전반에 걸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