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동안 5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현대차' 모델…2위 투싼, 과연 1위는?
2026-04-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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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연비 높은 하이브리드 대세 변화
중년들이 최근 가장 많이 선택한 현대자동차 모델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의 최근 한 달간 연령대별 구매 데이터(22일 기준)에 따르면 5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모델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였다. 2위는 투싼, 3위는 쏘나타 디 엣지 순이었다. 40대도 1위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였고, 2위 싼타페 하이브리드, 3위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뒤를 이었다. 반면 20~30대는 달랐다. 아반떼가 1위를 차지했고, 2위 싼타페 하이브리드, 3위 쏘나타 디 엣지 순이었다. 전체 연령대 통합 순위에서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1위, 아반떼 2위, 쏘나타 디 엣지 3위로 집계됐다.
그랜저, 왜 4050에게 압도적인가
그랜저가 40·50대 구매 목록에서 1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선 복합적인 소비 심리가 자리한다. 이 세대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1980~90년대, 그랜저는 검은색 각진 차체로 도로를 누비며 '회장님 차'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당시 뒷좌석에서 내리는 모습 자체가 권위의 상징이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그 세대가 직접 그랜저 운전석에 앉는 나이가 됐다. 가격대는 4000만~5000만 원대로, 제네시스 G80이나 수입차에 비해 현실적이면서도 소나타보다 한 단계 높은 포지션을 유지한다. '유지비와 보험료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체면을 지킬 수 있는 차'라는 황금 밸런스가 이 연령대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

7세대 그랜저(GN7)의 디자인이 과거 각그랜저의 외형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도 4050의 지갑을 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어린 시절 동경하던 디자인을 최신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다시 만나는 경험은 이 세대에 특유의 레트로 감성과 첨단 기술 사이의 접점을 제공한다.
50대 2위 투싼, 이유가 있었다
50대 구매 2위에 투싼이 오른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4050 세대 라이프스타일이 실질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중년층 성공 공식이 '세단=품격'이었다면, 지금은 등산·골프·캠핑·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짐을 싣기 편한 SU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세단은 트렁크 공간이 제한적이고, 낮은 시트 포지션이 관절이 약해지는 중년층에게 승하차 부담을 준다. 반면 SUV는 허리를 크게 굽히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어 신체 부담이 적다. 시야도 높아 운전 피로도가 낮다.
투싼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다운사이징' 수요와도 맞닿아 있다. 자녀가 독립하거나 대학에 진학한 가정에서는 팰리세이드나 싼타페처럼 큰 차가 필요 없다. 이때 운전하기 편하고 실내 공간 효율이 높은 투싼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또한 남편은 그랜저를, 아내는 투싼을 운행하는 '부부 공유형 세컨드카' 수요도 투싼의 50대 판매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신 투싼의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 싼타페 수준으로 넓어져 4인 가족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인식도 생겼다.

하이브리드가 돌아왔다…연비가 곧 경쟁력
이번 구매 순위에서 40·50대 1위가 모두 '그랜저 하이브리드'라는 점은 시장의 큰 흐름을 담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굳어지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를 누르고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3월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1만 4931대로 전월 대비 42.8% 증가했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만 9293대로 전월 대비 45.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21.6% 줄었다. 기아 전기차 판매량은 11.7% 증가에 그쳐 하이브리드 증가세에 크게 못 미쳤다.
충전 인프라 부족, 긴 충전 시간, 여전히 높은 차량 가격이라는 전기차의 구조적 단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료비 절감 효과가 즉각적인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유가를 고착화하면서 이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

모델별 판매 급증…그랜저 하이브리드 한 달 만에 110% 폭등
개별 모델 수치는 더욱 극적이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 3월 한 달간 4345대가 팔리며 전월 대비 110.4% 증가했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930대로 134.8% 늘었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1929대로 48%,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2774대로 26.9%,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1861대로 70.6% 각각 증가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774대로 29.9% 늘었다.
이들 모델 중 아반떼, 그랜저, 투싼, 싼타페는 1분기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상태였으나, 지난달 급반등으로 회복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셀토스가 지난 3월 1900대 팔리며 전월 대비 992% 급증했다. 수치 자체가 신차 출시 효과를 반영하고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소형 SUV 하이브리드 시장의 잠재 수요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191대로 68.4%,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8180대로 35.1%,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4546대로 52.5% 증가했다. 세단 라인업인 K5(652대)와 K8(1259대)도 각각 34.7%, 39.7% 판매가 늘었다.

세단도 살아났다…하이브리드가 구세주
주목할 지점은 그동안 내수에서 고전하던 세단의 반등이다.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K8, K5 등 세단 모델들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힘입어 판매를 회복했다. 연비 효율이 높은 세단 하이브리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으로부터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SUV가 시장을 장악하는 흐름에서도 고연비 세단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견 브랜드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KG모빌리티(KGM)의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3월 587대가 팔려 전월 대비 약 32% 증가했고,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1분기 누적 579대로 전년 대비 15.8% 늘었다. 르노코리아의 신차 '필랑트'는 지난달 4920대 판매에 성공했다.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3%에서 올해 1분기 80%로 상승했다.
상품성, 가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결국 연비가 높은 차량이 시장에서 선택받는 흐름은 분명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