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서 산불 발생…헬기 6대 투입해 일몰 전 주불 잡혔다
2026-04-2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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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에 산불·공장화재 잇따라, 강원·경북 화염 경보
건조한 바람을 타고 번질 뻔한 불길이 해가 지기 전 가까스로 잡혔다.
25일 오후 강원 삼척시 하장면의 한 국유림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과 소방 당국이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하는 긴박한 진화전에 나섰다. 대기가 바짝 메마른 데다 강원 전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황이어서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우려가 컸지만, 당국은 신고 접수 직후 총력 대응에 들어가 약 1시간 30분 만에 주불을 잡았다.

헬기 6대·인력 126명 투입해 1시간 27분 만에 주불 진화
산림청 및 강원도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3분경 삼척시 하장면 숙암리 소재 국유림에서 불이 났다. 당국은 화재 신고 접수 즉시 진화 헬기 6대를 포함해 장비 29대와 산불특수진화대, 공무원 등 인력 126명을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집중적인 진화 작업이 이뤄진 결과, 불길은 발생 1시간 27분 만인 오후 7시경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일몰 전 주불을 잡으면서 대형 화재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일대 국유림 일부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건조특보 속 잔불 정리 및 화재 원인 조사
산불 당시 현장은 습도가 22%에 불과할 정도로 대기가 바짝 메마른 상태였다. 현재 강원 전역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으며, 실효습도 35% 안팎의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화재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당국은 주불 진화 이후에도 잔불 정리와 함께 혹시 모를 재발화에 대비해 뒷불 감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잔불 정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발화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면적 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산불은 왜 발생하는 걸까?
산불은 기상 조건, 지형, 가연물, 그리고 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한국의 산불은 자연적인 발화보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실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의 주요 원인 중 입산자 실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가 그 뒤를 잇는다. 봄철 기온 상승과 함께 등산객이 증가하는 시기에 산불이 집중되는 이유다.
기상학적 요인은 산불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확산을 가속화한다. 대기 중 수증기 함량이 적은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 산등성이의 낙엽과 나뭇가지 등 지표 가연물의 함수율(수분 함유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내려가면 작은 불씨만으로도 쉽게 발화하며 습도가 25% 이하로 떨어지면 대형 산불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커진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더해지면 불씨가 수백 미터 이상 날아가는 '비산화' 현상이 발생해 진화 인력의 접근을 차단하고 피해 면적을 넓힌다.
지형적 특성 또한 중요한 변수다. 경사면이 가파를수록 뜨거운 열기가 위로 올라가는 대류 현상에 의해 상부의 가연물을 미리 건조하게 만들어 불길이 평지보다 훨씬 빠르게 번진다. 특히 강원 동해안 지역의 경우 봄철 '양간지풍'이라 불리는 국지적 강풍이 불어 지형과 기상이 결합한 최악의 조건이 형성된다. 침엽수 위주의 산림 구성도 화재에 취약한 요소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송진 등 인화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활엽수보다 불에 타기 쉽고 연소 시간이 길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의 상시화는 산불 발생의 주기와 강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겨울철 적설량 감소와 봄철 기온 상승이 뚜렷해지면서 산림 내 수분 공급이 줄어들고 산불 조심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다. 결국 산불 방지는 기상 여건의 변화에 발맞춘 정밀한 감시 체계 구축과 더불어 실화를 예방하기 위한 시민들의 철저한 주의가 병행돼야만 가능하다.
사소한 습관이 산림 살린다…실천해야 할 산불 예방 수칙

특히 농촌 지역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논·밭두렁 태우기와 영농 폐기물 소각은 봄철 산불 발생의 주요 경로다. 산림청은 논·밭두렁 소각이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산림 인접지(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의 소각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며 실수로 산불을 냈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캠핑이나 취사 활동 시에도 지정된 장소가 아닌 산림 인접지에서의 화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불씨가 발생했을 때는 흙으로 덮거나 물을 뿌려 완전히 소등됐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만약 산불을 발견했다면 즉시 119나 산림 관서, 경찰서로 신고하고 초기 진화가 어려운 경우에는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기후 위기로 산불 위험이 상시화된 만큼, 개개인의 경각심과 사소한 습관의 변화가 산림 보호의 가장 강력한 방어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