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성과급 효과... 출산 3개월 만에 복직하는 SK하이닉스 직원들
2026-04-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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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받는 쪽이 훨씬 이득이니까요"

"출산 후 휴가만 쓰고 바로 복직하는 게 요즘 분위기예요.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용돈을 드려도 성과급을 받는 쪽이 훨씬 이득이니까요."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서 요즘 공공연히 오가는 이야기다. 내년 초 역대급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이 예고되면서 육아휴직을 줄이고 조기 복직을 택하는 직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뉴스1이 최근 보도했다. 충분한 보상이 자연스럽게 충성심과 주인의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SK하이닉스가 증명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기본급 1000%' 상한선도 폐지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이 구조 아래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 규모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지급된 PS 규모만으로도 직장인들의 단체 채팅방을 뜨겁게 달궜을 정도다.
육아휴직 줄고 배우자 출산휴가는 급증
대규모 성과급은 직원들의 휴직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장기 휴직으로 성과급 산정에 불이익을 받기보다 가능한 한 자리를 지키는 편을 택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매체에 따르면 출산 3개월 만에 복직한 사례도 있다.
반면 고과 평가에 비교적 영향이 적고 기간도 짧은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자는 같은 기간 큰 폭으로 늘었다. 장기 자리 비움보다 단기 휴가를 선호하는 흐름이 성과급 시즌을 앞두고 더욱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야근이나 휴일 근무에도 자발적으로 임하는 직원이 늘면서 사내 전반적으로 '열일'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의료비·휴양·유연근무… 성과급 이상의 복지 설계
성과급만이 인재를 붙잡는 수단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다층적 복리후생 체계를 통해 직원의 일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비의 경우 본인은 연간 최대 1억 원, 배우자와 자녀는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실비로 지급된다.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 '더 시리즈', 연수원 휴양 프로그램 '더 캠프', 자녀 캠프와 부모 휴가를 연계한 '더 에듀캉스' 등도 운영 중이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을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와 시간 단위 휴가제도 도입했으며, 연차 사용률에 따라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리워드 프로그램도 있다.
이 같은 복합적 처우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2021년 이후 자발적 이직률은 해마다 낮아졌고, 이직이 가장 활발한 30세 미만 연령층의 이탈도 같은 기간 급감했다. 파격적인 성과급과 촘촘한 복리후생이 맞물리면서 '록인' 효과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흐름은 밖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SK하이닉스 생산직은 이른바 '킹산직'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취업 준비생과 이직 희망자 모두에게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서울 광화문 대형 서점 취업 베스트 매대에 SK그룹 입사 시험 관련 교재가 진열될 만큼 입사 경쟁도 뜨겁다. 역대급 성과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달 생산직 신규 채용 공고가 나오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인베스트조선은 사내 커플의 경우 기본급과 성과급을 합치면 향후 수년간 가구 연평균 소득이 대출 없이 수도권 상급지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잘나갈 때 나누는 게 옳은 회사" 온라인 반응도 후끈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도 이 소식이 퍼지며 반응이 이어졌다. "직원들이 회사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게 만드는 방법, 그럴 마음이 들 만한 돈을 준다"는 요약 한 줄이 추천 142개를 받으며 공감을 얻었다. 한 누리꾼은 "잘나갈 때 이익을 공유하는 게 옳은 회사"라며 "엔비디아·애플 모델이 한국 노사문화에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게 진정한 낙수효과 아니냐. 다른 기업들도 이렇게 나누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이런 회사는 내부 시스템과 구조가 잘 갖춰져 있을 확률이 높다. 위에서 교통정리만 잘해줘도 아래의 스트레스가 확 줄어든다"는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