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말라 죽는다...부모가 자식에게 절대 해선 안 되는 말 3가지

2026-04-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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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밖으로 내는 순간 아이의 영혼이 죽는다”

부모의 말은 아이의 인생을 결정짓는 설계도와 같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아이의 가슴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찍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을 살아갈 든든한 갑옷이 되어주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아이의 자존감이 형성되는 시기에 부모가 내뱉는 부정적인 언어 습관이 아이의 뇌 구조까지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족 소통 상담'으로 유명한 이호선 교수는 특히 한국의 부모들이 일상에서 습관처럼 내뱉지만, 아이의 정서와 미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3가지 금기어’가 있다고 한다.

바로 죽는 소리, 앓는 소리, 욕하는 소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차라리 죽고 싶다”... 아이를 공포로 몰아넣는 ‘죽는 소리’

부모가 삶의 무게에 눌려 무심코 내뱉는 “죽고 싶다”,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내가 죽어야 이 집구석이 조용하지”와 같은 말들은 아이에게 세상 그 어떤 폭력보다 잔인하게 다가온다. 아이에게 부모는 온 우주와 같은 존재다. 그런 부모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암시는 아이에게 생존의 위협과 직설적인 공포를 심어준다.

이런 ‘죽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인다. 자신이 부모를 불행하게 만든 원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 정서적 지지대가 되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아이에게 정서적 짐을 지우는 셈이다. 삶이 고달프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생명의 존엄함과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부모가 삶을 비관할 때 아이의 세계관은 어둠으로 뒤덮인다.

“돈 없다, 힘들다”... 결핍의 씨앗을 심는 ‘앓는 소리’

두 번째로 경계해야 할 것은 ‘앓는 소리’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육체적 피로를 아이 앞에서 습관적으로 토로하는 것을 말한다. “돈이 원수다”, “너 키우느라 등골이 휜다”, “아이고 삭신이야, 나 죽네”와 같은 말들은 아이에게 세상은 고통스럽고 결핍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습관적인 앓는 소리는 아이를 위축시킨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무언가를 배우고 싶거나 갖고 싶을 때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된다. 결핍의 정서가 내면화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결핍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부모의 고생을 알아달라는 보상 심리가 섞인 앓는 소리는 아이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독백일 뿐이다.

이호선 교수 / 유튜브 '디글 클래식 :Diggle Classic'
이호선 교수 / 유튜브 '디글 클래식 :Diggle Classic'

“누굴 닮아서 이 모양이냐”... 존재를 부정하는 ‘욕하는 소리’

마지막은 ‘욕하는 소리’다. 여기서 욕은 단순히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의 인격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모든 언어적 폭력을 포함한다. “바보 같은 놈”, “니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냐” 같은 비난은 아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부모로부터 욕하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는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거울을 보듯 부모의 비난을 그대로 흡수하여 스스로를 ‘실패자’로 규정해버리는 것이다. 비난은 결코 훈육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되, 아이의 인격만큼은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비난의 말 한마디는 아이의 마음속에 독초를 심는 것과 같으며, 한 번 심어진 독초는 평생에 걸쳐 아이의 대인관계와 사회적 성취를 방해한다.

부모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지치고 화가 날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내뱉는 말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오늘 던진 한마디가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벽돌이 되었는지, 아니면 아이의 앞길을 막는 거대한 바위가 되었는지 매 순간 되돌아봐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교육 환경이나 물질적 풍요가 아니다. 부모의 따뜻한 눈빛과 “너는 소중한 존재야”, “어려워도 우리는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어”, “실수해도 괜찮아”와 같은 긍정의 언어다. 오늘부터라도 아이 앞에서 죽는 소리, 앓는 소리, 욕하는 소리를 거두어보자. 부모의 입술이 바뀌는 순간, 아이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고 미래는 다른 색깔로 그려지기 시작할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당신의 아이가 어떤 집에서 살기를 바라는가? 그 선택은 지금 당신의 입술에 달려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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