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가장 위험한 공간이 돼선 안 된다…세종교육, 위기대응 체계부터 다시 세워야

2026-04-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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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난입·체험학습 사고·교권 침해 증가…세종 학교 안전 경고음 커져
강미애 후보 협약 체결…해법은 MOU보다 상시 대응 조직과 현장 매뉴얼

이해를 돕기위한 그래프 /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이해를 돕기위한 그래프 /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학교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이지만,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세종에서도 수업 중 학부모가 교실에 난입한 사건이 있었고, 현장체험학습 이동 중 교통사고가 이어졌으며, 학교 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해마다 3천건 안팎에 달했다. 교권 침해도 늘고 있다. 학교 위기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이 더는 선언에 머물러선 안 되는 이유다.

세종 학교 현장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음을 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학부모가 초등학교 수업 중 교실에 들어가 학생을 위협하고 교사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3월에는 세종의 한 중학교가 체험학습을 가던 중 대전 구봉터널에서 버스 연쇄 추돌 사고를 겪었다. 세종시교육청·세종시 자료에 따르면 관내 유치원·초중고 학교 안전사고는 2023년 2671건, 2024년 2993건, 2025년 2857건이었다. 또 세종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학교안전공제회 사고예방 사업 예산 미집행률은 지난해 12월 감사 기준 96.6%, 2024년 93.8%로 나타났다. 이는 제도보다 실행이 더 허술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사고와 갈등이 생긴 뒤에야 대응이 시작된다는 데 있다. 세종교사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의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2년 50건, 2023년 62건, 2024년 74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교육부도 2024학년도 전국 조사에서 학생의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과 보호자의 반복·부당 간섭이 주요 유형이라고 밝혔다. 학교 안전을 시설 점검이나 캠페인 수준으로만 다뤄선 한계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업무엽약식 사진 / 강미애 예비후보 캠프
업무엽약식 사진 / 강미애 예비후보 캠프

이런 흐름 속에서 강미애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는 25일 한국교육문화재단, 부르미 학교안전대응위원회와 학교 위기상황 대응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겠다고 밝힌 것은 문제의식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협약의 성패는 서명식이 아니라 이후 설계에 달려 있다. 교권 보호, 전문 인력 양성, 위기관리 시스템 도입이 실제 정책이 되려면 교육청 안에 상시 대응 조직을 두고, 학교별 위기 매뉴얼과 신고·출동 체계를 표준화하며,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지원 구조를 만드는 일이 먼저다.

해외는 이미 이런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일본은 1995년부터 학교와 외부 전문 상담인력을 연계하는 제도를 도입해 등교 거부, 따돌림, 정신건강 문제에 장기적으로 대응해 왔다. 뉴질랜드는 각 지역 교육청에 ‘트라우마 사고 대응팀’을 두고, 갑작스럽고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 지도부와 함께 학생·교직원 안전과 일상 복귀를 지원한다. 위기 대응을 개인 역량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세종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것은 행사성 협약이 아니라 작동하는 안전망이다. 시민과 학부모가 바라는 것도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위기 징후를 미리 포착하고, 사건이 터지면 즉시 개입하며, 사후 회복까지 책임지는 체계다. 학교 안전은 선거용 공약이 아니라 공공 시스템의 기본이어야 한다. 이번 논의가 세종 교육의 상시 위기대응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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