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외치지만 실행은 멈췄다”… 벤처기업 ‘의지-현실 괴리’ 뚜렷
2026-04-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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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보 조사, AX혁신지수 48점 ‘초기 단계’… 인프라·인력 부족이 발목
- 소규모 기업이 더 빠른 전환… 제조업·기존 기업은 ‘정체’ 양상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국내 벤처기업들이 인공지능 전환(AX)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실행 기반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의지와 현실 간 괴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AI 전환이 구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기술보증기금이 발표한 ‘중소벤처기업 AX혁신지수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의 AX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중소벤처기업부,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진행됐으며 437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종합 AX혁신지수는 평균 48.0점으로, 인공지능 도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성숙 단계’ 이전의 과도기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고 싶지만 못 한다”… 실행 막는 건 결국 ‘돈과 사람’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의지와 실행력의 격차’다. 구성원의 AX 추진 의지는 65.8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인프라 수준은 28.8점에 그쳤다. AI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할 예산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현장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투자 여력과 인력 확보가 더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X 전환이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비용 문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기업 규모와 업력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매출 10억 원 이하 기업은 55.4점을 기록하며 비교적 빠른 전환 흐름을 보인 반면, 매출 50억 원 초과 기업은 39.5점에 머물렀다. 창업 3년 이하 스타트업 역시 54.5점으로, 7년 이상 기업(44.5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조직이 작고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할수록 AI 도입과 업무 전환에 유리한 구조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반대로 기존 시스템이 고착된 기업일수록 AX 전환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지역 격차도 뚜렷… ‘맞춤형 지원’ 없인 확산 어려워
업종별로는 기술서비스업이 58.9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제조업은 39.3점에 머물며 큰 격차를 드러냈다. 이는 생산공정과 설비 중심 구조를 가진 제조업의 특성상 AX 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호남권(53.5점)과 동남권(53.1점)이 수도권(48.8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된 AX 도입 움직임이 비수도권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산업 특성과 기업 규모에 맞는 정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률적인 지원 방식으로는 AX 전환 속도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기보는 이번 분석을 토대로 AX 수준별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고, AI 기술 기업과 AX 적용 기업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인력 부족 문제 해소에도 역할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이번 분석은 벤처기업 인공지능 전환의 현주소를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AX 확산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