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씨 실종사건' 제보 등장... 실종 당일 통화한 사람이 제공
2026-04-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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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왔는데 신고할지 망설이고 있다는 말 뒤로 연락 끊겨”
“한 시간 뒤 이윤희씨 옆에서 누군가 '괜찮다고 말하라'고 했다”

2026년 4월 23일, 유튜브에 공개된 새로운 제보
지난 23일 이윤희 씨 실종사건을 다루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주목할 만한 영상이 게재됐다. 제보자가 이메일로 보내온 내용을 토대로 제작된 영상은 사건 당일 새벽 이윤희 씨와 직접 통화했다는 인물의 진술을 담고 있다. 채널 측은 "제보 내용이 방대해 몇 차례 나눠 방송할 예정이며, 이번 영상이 그 첫 번째"라고 밝혔다. 또한 제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내용은 사진에서 처리했음을 안내했다. 해당 제보의 모든 내용은 현재 전북경찰청 수사팀에 전달된 상태라고 채널 측은 명시했다.

제보자는 2006년 당시 모 공항에 발령받은 초임 공무원이었다. 그는 같은 해 4월 말 혹은 5월 초, 이윤희 씨를 공항 입국장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이윤희 씨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취업을 희망하던 터라 입국장 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해하며 이것저것 물어왔다고 한다. 제보자는 자신이 해당 기관 소속이 아니어서 검역원 직원을 불러 업무 설명을 부탁했고, 이에 이 씨가 감사를 표하며 제보자에게 개인 연락처를 요청했다. 제보자가 주저하자 이 씨는 싸이월드나 당시 유행하던 채팅 메신저인 네이트온·버디버디의 아이디라도 알려달라고 했다. 두 사람은 채팅 아이디만 교환했고, 이후 짧은 확인 채팅만 나눈 채 제보자는 이윤희 씨의 존재를 잊고 지냈다.
"지인이 왔다... 문 열어줄지 신고할지 망설이고 있다"
이윤희 씨 실종 당일인 2006년 6월 5일 오후 10시쯤 제보자는 입국장 업무 중 컴퓨터에 채팅 메신저를 켜뒀다. 그때 이 씨가 먼저 채팅을 걸어왔다. 두 사람은 간단히 안부를 나눴다. 이 씨는 며칠 전 휴대폰과 수첩을 함께 잃어버렸다며 답답하다고 했고, 주말에 아버지가 올라와 새 휴대폰을 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채팅 도중 이 씨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지인이 왔다며 문을 열어줄지 신고할지 망설이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제보자는 이후 수차례 채팅을 시도했지만 이 씨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채팅이 끊긴 지 약 한 시간 반 후, 제보자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 씨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이 씨가 당시 같은 입국장에서 공익수의사로 근무 중이던 박 모 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 씨가 제보자에게 전화를 넘겼다. 영문도 모른 채 전화를 받은 제보자는 이 씨와 짧게 통화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씨는 의식이 희미한 듯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제보자가 방금 전 채팅을 나눈 본인임을 밝히자 이 씨의 목소리가 잠시 밝아졌지만, 곧 누군가가 그녀 곁에서 "괜찮다고 말하라"고 시키는 소리가 들렸다. 이 씨가 "괜찮다"라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전화가 끊어졌다.
"하드 데이터 완전 삭제 방법을 물어왔다"
통화 직후 제보자는 심각한 이상을 직감하고 경찰 신고를 위해 박 씨에게 이 씨가 전화를 걸어온 위치가 어디였는지 캐물었다. 그러나 박 씨는 제대로 된 답변을 거부하다가, 말끝에 흘리듯 "동물실험실"이라는 말을 했다. 제보자가 재차 확인을 요구하자 박 씨는 답변을 회피했다.
결국 제보자는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그 시각 전북대 동물실험실 내부가 인가받지 않은 상황이라 진입하지 못했으며, 근처에서 남자 수의대생을 볼 수 있었으나 이 씨는 없었다고 답했다.
제보자는 더욱 주목할 만한 진술을 추가했다. 이 씨의 위치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던 박 씨가, 그로부터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제보자에게 하드 데이터 완전 삭제 방법을 물어왔다는 것이다.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업무 감사가 임박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같은 질문을 다시 제보자에게 했다.
그해 9월 검찰이 수사를 나왔다. 당시 이 씨가 실종됐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제보자는 자신이 아는 사실을 답변했다. 수사관들이 검찰 출석을 구두로 일러줬으나 정확한 일정을 알지 못했던 제보자는 출석하지 않았고, 이후 수사관들이 직접 공항으로 찾아와 조사를 마쳤다. 당시 채팅 기록은 메신저 로그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만, 수개월이 지난 후여서 업무용 컴퓨터에서 이미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2006년 6월 전주시에서 사라진 여성
이윤희 씨 실종사건은 2006년 6월 6일 새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발생했다. 강원 철원군 출신인 이 씨는 이화여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동물에 대한 꿈을 좇아 전북대 수의학과에 편입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었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실종 전날인 저녁 이 씨는 교수와 학과 학생 40여 명이 참석한 종강 총회에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장소는 이 씨가 자취하던 금암동 원룸에서 약 1.5km 떨어진 덕진동의 한 호프집이었다. 총회 도중 이 씨는 갑자기 핸드백을 두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동기 김 모 씨가 뒤따라 나갔고, 이 씨가 100여m를 달린 끝에 자취방 원룸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김 씨의 진술이다.
실종 당일 오전 2시 30분쯤 원룸으로 귀가한 이 씨는 오전 2시 59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112', '성추행'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꺼졌다. 이것이 이 씨의 마지막 확인된 행적이 됐다.
이틀 후인 6월 8일, 걱정된 친구 4명이 원룸을 찾았다. 방 안에는 인기척이 없었고, 이 씨와 살던 반려견이 짖는 소리만 흘러나왔다. 경찰과 119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문을 강제 개방했지만, 경찰은 특별한 점이 없다고 판단해 가출인 보고서를 작성한 뒤 복귀했다. 같은 날 연락을 받은 이 씨의 언니가 원룸을 찾아와 컴퓨터의 검색 기록을 확인하고 단순 가출이 아님을 직감했다. 6월 13일 컴퓨터가 경찰에 임의제출됐다.
경찰은 전북대와 전북대병원, 건지산 일대 야산, 폐가 및 공사 중단 건축 현장, 기도원 등 숙식이 가능한 합숙 시설, 성매매 집결지, 펜션 및 찜질방 등 숙박업소를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이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사 과정에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종강 모임에서 이 씨를 자취방까지 바래다준 동기 김 모 씨였다. 그러나 대대적인 수사에도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씨의 집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주사기 여러 개와 동물 수술에 쓰이는 마취제 럼푼, 그리고 2006년 2월부터 마약류로 지정된 케타민이 발견됐다. 이 케타민은 종강 모임 당일 이 씨를 자취방까지 바래다준 동기 김 씨가 구해준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사건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정황도 있다. 이 씨가 재학하던 전북대 수의과대학은 매주 해부한 동물 사체를 모아 소각했는데, 평소 40kg 남짓이던 사체의 양이 사건 직후 110kg으로 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는 학기가 끝난 시점이라 대형 동물을 해부한 일이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진술이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확인된 사실은 없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KBS '스모킹 건', MBC '실화탐사대'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수차례 소개됐다. 1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가 100살이 돼도" 아버지 이동세 씨, 시위 재개
이 씨의 아버지 이동세 씨는 장수 동물위생실험소와 전주완산경찰서 앞에서 1인 피켓시위에 나섰다. 피켓에는 "내 딸 윤희야! 네 아비가 90살이 됐어도, 100살이 됐어도, 반드시 너를 찾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윤희 씨에 대한 단서나 정보가 있는 이들은 공식 유튜브 채널, 공식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에 제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