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방산 스타트업 거점 시험대 올랐다…국비 15억보다 중요한 건 ‘실증과 판로’

2026-04-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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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TP, 전라·충청권 수행기관 선정…15개 유망기업 발굴·단계별 육성 착수
해외는 군 실증·조달 연계로 키우는데, 국내도 지원금 넘어 시장 진입 구조 만들어야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가상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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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방위산업의 무게중심이 대형 체계기업만의 경쟁에서 인공지능, 드론, 로봇, 첨단소재를 앞세운 민간 기술 창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전이 전라·충청권 방산 스타트업 육성 거점 역할을 맡게 되면서 지역 산업 지형에도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진짜 과제는 선정 소식 자체가 아니라, 연구실 기술과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군 수요와 계약으로 이어 붙일 수 있느냐다.

대전은 오래전부터 연구개발 기반이 두터운 도시로 꼽혀 왔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첨단기술 기업이 밀집한 만큼 국방 분야로 전환 가능한 기술 자산도 적지 않다. 최근 방산 시장이 전통 무기체계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무인체계, 센서, 데이터 기반 전장 대응으로 넓어지면서 이런 지역적 강점이 더 주목받고 있다. 방산이 더는 일부 대기업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빠른 기술 전환이 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와 결합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졌다.

이런 배경 속에서 대전테크노파크가 방산 창업기업 육성의 권역 거점을 맡게 됐다.

황정아 의원 / 의원실 제공
황정아 의원 / 의원실 제공

더불어만주당 황정아 의원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되며, 대전을 중심으로 충청·전라권의 유망 방산 스타트업을 발굴해 단계적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지역에선 초기 기업 발굴과 시제품 제작, 전문 인력 양성, 성장 전략 설계 등이 주요 지원 축이 될 전망이다. 보도자료가 전한 핵심도 결국 대전을 방산 창업의 거점 도시로 키우겠다는 데 모여 있다.

하지만 현장의 승부는 지원사업 선정 이후에 갈린다. 방산 분야는 민수 시장과 달리 인증과 보안, 시험평가, 군 요구조건 충족이라는 높은 문턱이 있다. 기술력이 있어도 실증 기회를 얻지 못해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조달 절차를 버티지 못한 채 중도에 멈추는 창업기업도 적지 않다. 그래서 지역 거점의 역할도 단순한 보조금 집행에 머물러선 안 된다. 스타트업을 체계기업과 연결하고, 군 수요기관과 시험 기회를 만들고, 후속 투자와 납품까지 잇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해외 주요 방산 생태계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초기 기술기업을 따로 뽑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이 직접 문제를 제시하고 민간 기업이 해법을 내놓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 대기업, 정부가 한 덩어리처럼 움직이면서 실험실 기술을 실전 체계로 빨리 옮기는 구조다. 결국 스타트업 육성의 핵심은 선발 숫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기업 수, 더 나아가 실제 납품과 수출로 이어지는 기업 수에 있다.

대전이 이 사업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AI·로봇·드론·반도체·소재 같은 지역 기술을 방산 수요와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둘째, 체계기업 하청 수준을 넘어 공동개발과 공급망 진입까지 노릴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충청·전라를 아우르는 초광역 협력으로 기술과 생산, 검증 기능을 나눠 갖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방산 스타트업 육성이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 재편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대전테크노파크의 이번 선정은 지역 산업에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시민과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선정 발표가 아니라 결과다. 몇 개 기업을 지원했는지보다, 몇 개 기업이 국방 시장에 안착하고 얼마나 새로운 일자리와 기술 성장을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대전이 방산 스타트업 거점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제 필요한 것은 홍보가 아니라 실증, 조달, 투자, 수출까지 이어지는 단단한 성장 경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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