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만 3만 4000가구 쏟아진다… 정부가 꺼낸 뜻밖의 '승부수'
2026-04-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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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3만 4000호 공급 사업 '예타 면제' 결정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심 공공주택 3만 4000가구 규모 사업의 속도를 높인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는 ‘9·7 대책’과 ‘1·29 방안’의 후속 조치로 약 3만4000가구 규모 공공주택 사업이 제18회 국무회의에서 국가 정책사업으로 의결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의결로 총 26개의 사업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등 면제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현행 국가재정법과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을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타 면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후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면제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면제 시 사업 기간은 약 1년 단축될 전망이다. 무주택 서민, 청년·신혼부부 등의 입주 시기도 당겨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다만 3개 사업(서울세관 구로지원센터, 국토지리정보원, 수원우편집중국)은 공공기관 예타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공급 물량은 도심 유휴부지 활용과 노후 청사 복합개발, 공공임대 재건축 등을 포함한다. 9·7 대책과 관련해서는 서울 노원구 중계1단지 등 노후 공공임대 4곳 재건축(약 1만1600가구)이, 1·29 대책에서는 용산 캠프킴 등 유휴부지·노후청사 활용(약 2만2000가구) 22개 사업이 포함됐다.
정부는 1·29 대책 관련 물량 2만2000가구 중 2900가구를 내년 착공하고,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 등 9·7 대책 관련 물량 3만4000가구를 2030년까지 순차 착공할 계획이다.
이날 의결된 26개 사업 중 서울 강서구 군 부지(918가구)는 지난 7일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위탁개발 사업지로 선정됐고 예타 면제를 거쳐 내년 착공한다. 해당 부지는 마곡 산업단지와 지하철 5호선 송정역 인근에 위치해 기존 군사시설로 단절된 공간을 복원하고 새로운 생활권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518가구) 사업은 강남구 삼성역·봉은사역 인근 역세권에 공공주택과 업무시설을 복합개발하는 것으로, 2028년 착공해 청년 등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2028년 착공 예정인 중계1단지(1370가구) 사업은 노후 공공임대 단지를 재정비하는 사업으로, 용적률 상향을 통해 물량을 종전 대비 확대하고, 중형 평형과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대규모 도심 유휴부지 사업도 포함됐다. 용산 캠프킴 2500가구, 독산 공군부대 2900가구, 남양주 군부대 4164가구 등이 추진된다.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으로는 서울가양7 3235가구, 서울수서 3899가구, 서울번동2 3048가구 등이 포함됐다.
도심 공공주택이란?

도심 공공주택은 단순히 '도심에 짓는 공공 아파트'라는 의미를 넘어, 정부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특수한 주거 공급 체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재개발·재건축은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도심 공공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해 역세권,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다.
가장 큰 특징은 속도와 공공성이다. 일반적인 재개발이 10~15년 걸린다면, 이 방식은 지구 지정부터 분양까지를 5~6년 내외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토지주들이 땅을 공공에 넘기면, 공공기관이 모든 개발 과정을 책임지고 완공 후 주택을 다시 배분해 공공성이 높은 편이다. 아울러 민간 개발보다 더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법적 용적률을 대폭 완화했다.
SH,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전담 부서 신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개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택 공급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전담 부서 '도심공공복합사업부'를 신설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 13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형 공공 참여 주택사업 신속 추진 계획'에 따른 조치다. 공공재개발, 공공 모아주택과 함께 서울형 3대 공공 참여 주택 사업(공공 재개발, 도심 공공 주택 복합 사업, 공공 모아주택) 중 하나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기존 정비 사업 방식만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공공이 참여해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사업 형태로, 복잡한 절차를 공공이 지원하고 현물 보상 등을 활용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신설된 도심공공복합사업부는 후보지 발굴부터 사업 추진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사업 과정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소통해 사업 지연 요인을 해소하고 추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SH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참여해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로 일원화함으로써 사업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 치솟는 서울 아파트 분양가
지난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30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3217만 원보다 2.6% 오른 수치로, 1년 전 2832만원과 비교하면 16.6% 뛰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는 데 평균 11억 원 안팎이 든다는 뜻이다.
이 같은 현상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주요 건설 자재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급난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물류 대란에 더해 중동전쟁의 장기화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건설업은 산업 특성상, 장비 가동과 자재 운송 과정에서 유류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아스팔트 등 석유화학 자재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이 곧 공사비를 끌어올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분양가 인상 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급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며 “향후 분양가 상승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가격 상승 전 내집 마련에 나서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