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넘어 하청까지 번진 '보상 전쟁'… K-산업 생태계 공멸 위기

2026-04-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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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등에 업은 하청 노조 "원청 수익 나누자" 전면전 예고
외신·학계 "공급망 마비 우려…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사 TSMC로 이탈할 수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끄는 핵심 생태계가 거대한 '보상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 지급이 도화선이 되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의 릴레이 파업 예고로 이어졌고, 급기야 하청업체 노동자들까지 원청을 향해 이익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골든타임에 내부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있다는 매서운 경고가 쏟아진다.

위키트리 유튜브<뉴씨네마>

■ "옆 동네만큼 달라"… 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보상 청구서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발단은 SK하이닉스의 경이적인 실적에서 비롯됐다. 1분기 영업이익률 71.5%를 달성한 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1인당 평균 7억 원에 달하는 전무후무한 보상 규모다.

이는 곧장 산업계 전반의 '보상 기준 상향 평준화'를 불렀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올해 예상 기준 약 45조 원)를 재원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 역시 지난해 순이익의 30%(약 3조 원 이상)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익 구조와 생산성이 전혀 다름에도 "옆 동네만큼 보상하라"는 동기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 '노란봉투법' 발동… 원·하청 얽힌 전면전

더 큰 문제는 이 갈등이 하청업체로까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기폭제가 됐다. 하청 노조가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과 이익 배분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통로가 열리면서, "원청 수익의 기반은 우리의 부품과 노동력"이라는 주장이 전면에 등장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은 성과급 지급 기준 문제로 국가인권위 진정 등을 제기하며 조선업의 이중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그들만의 잔치'가 하청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분열을 가속하는 양상이다.

■ "내부 총질하다 고객 다 놓친다"… TSMC만 웃는 상황

산업 현장의 연쇄 파업 우려는 곧장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리스크로 직결된다. 반도체의 24시간 연속 공정과 자동차의 적기 생산 방식(JIT) 특성상, 선도 기업의 라인이 멈추면 수천 개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는 즉각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한다.

학계와 외신은 이로 인한 '보이지 않는 비용'을 더 우려하고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대만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신뢰 약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로이터와 닛케이 아시아 등 주요 외신들 역시 "한국발 노사 분쟁이 글로벌 IT 전방 산업의 공급 병목 현상을 악화시키고, 결국 장기적인 시장 지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일제히 지적했다.

당장의 초과 이익을 나누기 위한 맹목적인 줄다리기가 자칫 K-산업 전체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정 모두가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home 전서연 기자 neco6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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