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삼성, 하이닉스 성공은 농어민 희생 덕분...이익 나눠갖자“

2026-04-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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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도 비슷한 발언을 이미 한 상태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둘러싸고 ‘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인 문금주 의원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반도체 산업 호황은 여러 차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농어민들의 시장 개방이라는 희생과 인내가 축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피해를 감내한 농어촌에 일정 부분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2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전 국가적 지원 속에서 성장한 만큼, 사회적 책무를 요구하는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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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이미 드러났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 “삼성전자의 성과는 기업 내부 노력만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협력 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 주주, 국민연금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이익을 내부 구성원끼리만 나누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이 자리하고 있다. 해당 법에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 지원은 물론, 수십조 원 규모의 재정·금융 지원이 포함돼 있다. 국가가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선 만큼, 기업 역시 사회적 환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요구가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스타그램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스타그램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은 바 있다. 첨단 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공공성과 책임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 기업 이익의 사회적 공유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총리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 등이 이익 공유에 참여하는 ‘코로나19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참여 기업에는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재계의 반발과 정치적 환경 변화 속에 실현되지 못했다. 그보다 앞선 2011년에는 정운찬 당시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익을 나누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논쟁은 ‘국가 지원을 받은 산업의 성과를 어디까지 사회와 공유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막대한 지원을 받아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성과를 직접 분배할 것인지, 세금과 복지 체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환원할 것인지는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영역이다. 정책 방향에 따라 산업 경쟁력과 시장 신뢰, 사회적 형평성 간 균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의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국 반도체 호황, 어느 정도길래..."세계 최상위권"

한국 반도체 산업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경기 변동 속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호황과 조정이 반복되는 초대형 사이클 산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시장 규모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3년 업황 둔화를 겪은 뒤 2024년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했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회복세는 단순한 경기 반등을 넘어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구조적 수요 증가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성장한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첫째는 정부와 민간의 장기적인 투자다. 반도체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기술 축적이 필요한 산업인데, 한국은 1980~1990년대부터 대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둘째는 ‘메모리 집중 전략’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분야에 집중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셋째는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의 위치다. 스마트폰, 서버, 자동차 등 거의 모든 IT 산업에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면서 한국 기업들은 핵심 부품 공급자로 자리 잡았다.

경제적 의미도 매우 크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핵심 품목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20% 수준을 오르내린다. 이는 특정 산업 하나가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경기의 변동은 곧 한국의 무역수지와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수출이 급감하며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고, 반대로 가격이 상승하면 무역흑자 확대와 함께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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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사실상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에서 세계 1위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초미세 공정 기술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D램 시장에서 세계 2위, 낸드플래시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HBM은 AI 연산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의 위상은 단순한 기업 수준을 넘어 국가 경제와 직결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며,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의 수익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도 이들 기업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IT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다시 말해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국가 경제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기술 경쟁,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에 노출돼 있어 호황 속에서도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산업으로 평가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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