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열풍... 대만인들이 비행기 타고 와서 방문한다는 한국피자집
2026-05-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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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한류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말까지

※ 광고 글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
요즘 부산 곳곳에서 대만 여행자들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대만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여행 플랫폼 KKday가 발표한 '2025년 대만 여행객 여행 선호도 인사이트'에 따르면, 부산은 대만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 종합 순위에서 일본 오사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일 이하 단기 여행 부문에서는 1위였다. 지난해 1~11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대만 관광객은 약 62만 8000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타이베이와 가오슝 모두에서 직항이 뜨고, 비행 시간은 2시간 15분이다. 비자도 필요 없다. 일본보다 물가가 싸고, 항구도시 특유의 풍경이 대만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다. 여기에 K컬처 체험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부산은 대만인들에게 반복 방문하게 되는 도시가 됐다. 그 부산에서 요즘 대만 여행자들이 빠뜨리지 않는 코스가 하나 생겼다. 피자집이다.
줄 서는 모습까지 SNS에
부산 서면. 평일 오전 10시. 피자집 앞에 이미 수십 팀이 대기 중이다. 그 사이사이에서 중국어가 들린다. X, 디카드(Dcard), 개인 블로그 등 대만의 주요 SNS 플랫폼에는 이재모피자 방문 후기가 넘쳐난다. 피자 사진만이 아니다. 웨이팅 앱 화면 캡처, 대기 번호표, 줄 서는 동안 찍은 골목 풍경까지 올라온다.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
한 대만 이용자는 서면점에서 51팀 뒤에 서서 104분을 기다렸다는 경험을 X에 게시했다. 댓글과 공유가 쏟아졌다. 또 다른 이용자는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더니 줄이 없어서 바로 들어갔다는 팁을 올렸다. 그는 "그 시간대엔 관광객보다 현지 커플과 가족이 많더라"라고 말했다. 한 대만인 여행 블로거는 "최근 1~2년 사이 부산을 찾는 대만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테이크아웃 방법까지 상세히 정리했다. 대만 최대 커뮤니티 플랫폼 디카드의 한국 여행 게시판에도 중문 메뉴판과 주문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왜 하필 피자인가
부산에 먹을 게 없어서가 아니다. 돼지국밥도 있고, 자갈치 시장의 킹크랩도 있고, 씨앗 호떡도 있다. 그럼에도 대만 여행자들이 굳이 피자집 앞에 줄을 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만 블로거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건 치즈의 양이다. 치즈가 많으면서도 느끼하지 않다는 게 반복되는 평가다. "처음엔 한국에서 왜 피자를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먹고 나서 바로 이해했다"는 식의 후기가 여러 플랫폼에서 발견된다. 한국 아이돌이 즐겨 먹는다는 입소문, 현지인들이 줄 서서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대만 여행자에겐 검증의 근거가 된다. K컬처에서 시작된 관심이 식문화로까지 뻗어 있는 것이다.
서면 풍경이 바뀌고 있다
부산 서면 인근 주민들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낮부터 밤까지 이재모피자 근처에서 중국어가 들린다는 증언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올라온다. 흥미로운 건 이 현상이 특정 이벤트나 마케팅 없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SNS 후기가 다른 누군가의 여행 계획이 됐고, 그 여행자가 다시 후기를 올리는 순환이 반복됐다. 한 한국 네티즌이 "인기 많은 곳에 가서 SNS에 자랑하는 건 만국 공통"이라고 한 말이 이 상황을 정확히 요약한다.
돼지국밥, 해산물, K뷰티 체험으로 꽉 찬 부산 여행 일정에 피자집이 끼어든 건 어색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대만 여행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에 이미 중독됐고,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 발견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네티즌들도 거든다. 서면 인근 거주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서면 쪽에 사는데 그 피자집 근처에서 중국말이 엄청 많이 들리고 낮부터 밤까지 항상 웨이팅이 있더라"라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류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