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서 미군 5000명 전격 철수 결정… 주한미군에도 영향 미치나

2026-05-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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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12개월 내 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 약 5000명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미 국방부가 1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 헤그세스 장관 명령…6~12개월 내 완료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 따른 이번 철수는 이날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파넬 수석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유럽 내 미군 태세에 대한 국방부의 철저한 검토에 따라 나온 것이며, 전구 요구사항과 현지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철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주독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예고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나왔다.

■ 메르츠 총리 발언이 도화선

이번 철수 결정의 직접적인 계기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발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 다음날 주독미군 감축 검토를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메르츠 총리의 언급이 "부적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역효과를 낳는 발언에 정당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동맹국들의 수사와 미국 작전에 대한 지원 거부에 매우 분명하게 불만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독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 공습을 시작하기 전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독일 군 관계자들은 로이터통신에 기지 사용 허가와 영공 통과 허용 등 다른 동맹국들보다 더 많은 지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 3만6000명 중 5000명…전투여단 1곳 직격

독일은 일본에 이어 미군의 해외 주둔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독일에는 현역 3만6436명, 예비역 약 1500명, 민간인 1만1500명 등이 배치돼 있다. 이번 철수로 현역 병력은 약 3만100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규모로는 약 14%의 감축이다.

이번 철수 명령은 독일에 주둔하는 전투여단 1곳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 후반기에 독일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장거리 화력 대대도 재배치된다.

독일 남부 람슈타인 공군기지는 이란 전쟁 작전을 포함한 미군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독일 란트슈툴에는 해외 최대 규모의 미군 병원이 있어 이란 전쟁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철수가 란트슈툴 병원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수하는 병력의 일부는 미국 본토로 귀환한 뒤 다시 해외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는 이를 미국 본토 방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선순위에 집중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1기 때도 시도…바이든이 뒤집어

주독미군 감축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주독미군 3분의 1인 약 1만2000명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미 유럽사령부 본부를 벨기에로 이전하는 방안도 포함됐으나 이듬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들어서며 전면 백지화됐다.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는 당시 재배치 대상으로 독일 빌제크에 주둔하는 제2기병연대가 거론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초부터 유럽이 대륙 방어의 주도적 책임을 맡아야 하며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만큼, 유럽 주둔 미군 감축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주한미군으로 불똥 튀나

이번 결정이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한국 방어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미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해 병력 감축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해군 파견을 거부한 다른 NATO 동맹국들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지 않은 NATO 동맹국에 대한 징벌적 조처 방안을 담은 국방부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NATO 활동 정지와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영국 주권 재검토 등 강경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주독미군 감축이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잠재적 병력 태세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주한미군은 여전히 억지력과 준비태세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방어에 대한 약속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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