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희귀한데…우리나라에서만 산다는 '5월 멸종위기종'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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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종 어름치, 자갈로 알을 보호하는 신비로운 번식 방식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한국 고유종 어름치가 5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하천에서만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어름치는 맑은 물과 자갈이 깔린 중상류 하천을 터전으로 삼는 토종 민물고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어름치를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선정하고 한반도 고유종 보전의 중요성을 알렸다.
어떻게 생겼길래 이름이 ‘어름치’일까?

잉어과 어류인 어름치는 몸길이가 약 20~40cm에 달하며, 원통형의 몸통이 꼬리 쪽으로 갈수록 가느다란 형태를 띤다. 길고 뭉툭한 주둥이의 입 가장자리에는 수염 한 쌍이 달려 있다. 전체적인 몸바탕은 은색이지만 등은 갈색, 배는 은백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몸 옆면에는 7~8줄의 작은 점들이 줄지어 있는데, 이 점들이 물속에서 어른거리는 모습에서 ‘어름치’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는 세 줄 이상의 검은색 줄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자갈로 정성껏 탑 쌓아 소중한 알 보호해요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인 어름치는 하천 중상류 중에서도 물이 맑고 자갈이 풍부하게 깔린 곳에 주로 거처를 정한다. 육식성인 이 물고기는 수서곤충과 갑각류, 다슬기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산란기인 4~5월이 되면 암컷은 1500개에서 3000개 사이의 알을 낳는다. 이 시기 수컷은 배 부위가 검게 변하고 눈 주위와 주둥이 위쪽에 돌기가 돋아나는 신체적 변화를 겪는다.
어름치는 번식 과정에서 독특한 행동 양식을 보인다. 자갈이 깔린 바닥에 알을 낳고 수정이 끝나면 다시 자갈을 모아 ‘산란 탑’을 쌓아 알을 보호하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보호받는 수정란은 약 20도의 수온 조건에서 4~5일 정도 지나면 부화가 진행된다.
점점 사라지는 어름치, 함부로 잡으면 안 돼요

현재 어름치는 임진강과 한강, 금강 수계의 중상류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최근에는 낙동강 상류 지역인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 등지에서도 관찰 기록이 보고됐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예민한 특성과 제한적인 서식 범위로 인해 하천 정비나 각종 개발 사업에 따른 서식처 파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현행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어름치와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을 허가 없이 잡거나 훼손하고 죽이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검은 반점·굵은 주둥이로 구별되는 어름치…참마자와 차이는?
어름치는 우리나라 하천 생태계를 대표하는 토종 민물고기 가운데 하나다.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학명은 ‘Hemibarbus mylodon’이다. 한국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어름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어름치는 같은 잉어과 어류인 참마자와 외형이 비슷해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어종은 무늬와 체형에서 차이를 보인다. 어름치는 몸 전체에 검은 반점과 불규칙한 얼룩무늬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 참마자는 작은 점들이 비교적 일정한 형태로 배열되는 특징이 있다.
지느러미 무늬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어름치는 꼬리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의 검은색 줄무늬가 비교적 선명하지만, 참마자는 상대적으로 흐린 편이다. 주둥이 모양 역시 다르다. 어름치는 참마자보다 주둥이가 더 둥글고 굵은 형태를 보인다. 이런 차이 때문에 현장 조사에서는 무늬와 주둥이 형태가 중요한 구별 기준으로 활용된다.
어름치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어종으로 분류된다. 깨끗한 수질과 자연성이 유지된 하천 환경이 개체군 유지에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어름치는 국내 담수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성 어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서식지 감소와 개체 수 감소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자연 하천이 인공 구조물 중심으로 바뀌면서 어름치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어름치 서식 현황과 개체 수 변화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어름치는 한국 하천 생태계를 대표하는 고유 어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깨끗한 물과 안정적인 자연 하천 환경이 유지돼야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민물고기로 분류된다.
어름치만 있는 게 아니다…우리나라 하천에 사는 고유종 민물고기들
어름치처럼 우리나라에서만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고유종 민물고기는 여러 종이 있다. 한반도는 산지가 많고 하천 길이가 비교적 짧으며 수계가 지역별로 나뉘어 있는 지형적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일부 담수어류는 특정 강과 지류에 적응하며 독자적으로 분화했다. 고유종 민물고기는 한반도 하천 생태계의 특성을 보여주는 생물 자원으로 분류된다.


한국 고유종 민물고기 상당수는 깨끗한 물, 자연형 하천, 자갈층, 여울 같은 특정 환경에 의존한다. 하천 개발, 보 건설, 골재 채취, 수질 오염은 이들 어류의 서식지를 줄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서식지가 좁은 종일수록 환경 변화가 개체군 유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름치를 포함한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상세 정보는 국립생태원이나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